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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TFR

카테고리 없음

by 낯행 2024. 8. 10. 03:00

본문

 

 
 
 
 
크리그어 3
 
W. 청서
 
GM. 나탱   KPC 한서
 
PL. 샌누   PC 주원
 
2024. 07. 26
 
 
“저기요, 괜찮으세요? 저기요?”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되묻습니다.
 
이런, 너무 얼빠져 있었네요.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이라 잠깐 넋을 놓고 있었더니.......
 
눈앞의 사람은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주원:(...) 아, 음. 괜찮습니다⋯⋯.
...그보다 여기는?
 
행인:어휴, 장 보러 가는 중에 이게 무슨 일인지...
네? 허리케인이라도 만나신 건 아니죠?
중앙관리체제가 있는 안전지대의 중심부잖아요. 제일 번화가에 있으면서 왜 그러세요?
 
주원:중앙관리체제라면... ...
 
행인:저 같은 일반인은 그런 걸 잘 모르고요. 뭐, 안전 지대의 관리자신 한서 님이 잘 아시지 않을까 싶은데...
 
주원:그래, 한서 님... ... 은, 무슨 일을 하시는 겁니까?
 
행인:이것 참, 곤란한 분이시네요. 한서 님은 말 그대로 안전지대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계세요.
 
행인은 자세히 덧붙입니다.
 
기본적인 정치를 비롯해 법 제정부터 재판까지 직접?
 
그건 그냥 독재자 아닌가요?
 
주원:(못 본 사이에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는데⋯)
 
행인:(주원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다가 시간 확인하고는) 병원이라도 가 보세요. 전 이만 가 봐야 하거든요.
오늘이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날이라서요.
 
주원:아, 아니. 잠시만요. 죽은 아내분께서 돌아오신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행인은 한층 더 이상한 눈으로 당신을 응시합니다.
 
행인:정말, 왜 그러세요. 죽은 사람은 장례로부터 1년 후에 돌아오는 게 당연하잖아요?
 
......
 
이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요?
 
주원:(죽은 사람이 어떻게 돌아오는 건데? ...일단 나부터가 그 당사자이긴 하다만...)
저기, 혹시 제가 그... ... 한서 님을, 만나볼 수도 있는 겁니까?
 
행인:저... 쪽, 저 건물이요. (도시 중심부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을 가리켰다.) 아마 저기에 계실 거예요.
 
아,
 
저곳은.......
 
AOC의 건물입니다.
 
행인이 손을 거두며 작게 중얼거립니다.
 
행인:그런데,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으려나?
그쪽이 한서 님의 뭐라도 되나요?
 
주원:(... ... 그러게? 지금 찾아간다고 해도...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음, 그런 건 아니고요.
⋯⋯팬입니다. 팬. (엄지척.)
 
행인:아... 예. (그리 말하고는 다시 시간 확인하며) 이제 진짜 가 봐야 해서요. (고개 꾸벅...이고는 제 갈 길 간다.)
 
정보 수집이 끝나면 주원은 상황을 대강 파악합니다.
 
KP:핸드아웃: 100년 후의 세계를 지급합니다.
 
-
 
즉 그런 뜻입니다.
 
한서는 독재자고,
 
조금 많이 미쳤습니다.
 
그보다 100년 후라면 한서는 어떻게 그때와 똑같은 모습인 걸까요?
 
분명 그 때,
 
마지막으로 본 한서는 분명히.......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인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던 피는,
 
눈물과 섞여 뺨을 타고 흘러내렸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주원: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1 감소.
 
...
 
이제 무엇을 할 건가요?
 
주원:...별 수 있나. 저곳으로 가야지. (구 AOC 건물 응시한다⋯)
겸사겸사 가는 길 둘러보기도 하고.
 
그래요, AOC로 이동합니다.
 
AOC로 가는 길,
 
주원은 새로운 안전지대의 시민들을 봅니다.
 
안드로이드의 연인이 된 사람,
 
한서를 신으로 모시는 사람,
 
발달된 기술의 힘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한서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 같아요.
 
한층 더 세련된 외관으로 단장한 AOC 건물의 입구로 진입하면,
 
당연하게도 그 앞을 지키고 선 사람들이 당신을 제지합니다.
 
한서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이 벽을 넘어야겠죠!
 
KP:자유로운 행동 및 판정이 가능합니다.
 
주원:안녕하세요, ... ... 길을 열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경호원:... 용건이 뭡니까?
 
주원:여기서 일하던 사람이었거든요.
저 모르십니까? (뻔뻔...........)
 
경호원:... 모르겠습니다. 이 위에 계신 건 한서 님인데도요?
 
주원:(쉽지 않네) 그러니까, 지금 당장 한서... 가 아니라, 한서 님께 전달드려야 하는 사항이 있어서 말입니다.
 
경호원:혹시 관계가 어떻게 되시죠?
 
주원:(⋯⋯⋯⋯진짜 말했다간 미친놈 취급 받기 딱 좋겠는데.) 상사와 부하 사이 아니겠습니까. 정 찝찝하시면 한서 님께 제 이름을 대셔도 좋습니다.
 
당신의 말에 경호원들은 서로를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어딘가에 연락을 넣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경호원:... 올라오시라고 하네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이 주원을 들여보내면,
 
주원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주원:(엘리베이터로 가기 전 고개 돌려 이리저리 둘러본다... 많이 달라졌을까?)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조금 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달리 특이사항은 보이지 않네요.
 
주원:(엘리베이터 타고 최상층 버튼 누른다.)
 
버튼을 누르자,
 
당신을 태운 기기는 빠른 속도로 한서가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 있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장 높은 건물보다도 높은 하늘,
 
검은 상자가 허공에 떠 있습니다.
 
청색 전류가 흐르는 물건은 마치 감시카메라 같습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100년 후의 미래는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네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수행원이 당신을 안내합니다.
 
최고층의 가장 안쪽 방,
 
소장실이 있던 곳은 이제 한서가 차지했습니다.
 
문득 영문 모를 불안이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수행원이 문을 열면,
 
주원은 한서와 재회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향해 돌아선 뒷모습이 낯익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천천히 돌아보는 한서의 얼굴에는,
 
화면과 똑같이 안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실감 나지 않습니다.
 
그야,
 
주원과 한서는 이렇게나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걸요.
 
잠시간의 침묵,
 
한서의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주원: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한서야.
 
한서:... 주원아.
 
한서는 낮게 주원의 이름을 읊조립니다.
 
그는 당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감회에 젖은 듯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여전히 그는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이마를 타고 내려오나 싶더니,
 
안대 위에 안착합니다.
 
한서:정말 보고 싶었어.
 
주원:...나,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흘러내린 머리카락 넘겨 귀 뒤에 꽂아 준다.)
 
한서:음, 그건... (잠깐 무언가 생각하다 손으로 옆 가리켰다.)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우선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할까.
 
주원:(⋯일단 한서를 만났으니, 급할 것도 없지. 고개 끄덕인다.)
 
그렇게 말하고 그는 주원을 최상층의 식당으로 안내합니다.
 
한서:(식당 향해 걸어가며 입 열었다.) 네가 없던 사이에 여러 가지 일이 많았거든.
 
주원:그래, 너... 눈은 어떻게 된 거야? 이후로는 크리쳐도 없어졌다면서. 다칠 일도 없었을 텐데.
 
한서:으음, 글쎄. 아. 여기야.
 
새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직사각형 식탁 위로
 
섬세하게 세공된 은색 식기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한서는 의자를 빼어 당신에게 자리를 권합니다.
 
주원:(얌전히... 내어준 자리에 앉는다.)
 
한서:(눈 접어 웃으며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따뜻한 수프와 바게트,
 
소스와 아스파라거스가 어우러진 폭립 스테이크와,
 
풍미가 훌륭한 와인까지!
 
접시마다 담긴 음식은 전부 식욕을 돋우는 것들이라,
 
주원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킵니다.
 
그러고 보니 식사를 꽤 굶은 것 같아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한서는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며 먼저 식사를 시작합니다.
 
접시가 가볍게 눌리며 테이블 시트가 약간 구겨집니다.
 
디너 테이블의 끝과 끝,
 
확실한 거리감 사이에서 입을 먼저 뗀 사람은 한서입니다.
 
한서: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래, 벌써 100년인가...
 
주원:...그래. 100년.
100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거야?
 
한서:모종의 거래라고 할까. 자세한 건 말 못 해.
그래도 뭐... 안심해.
네가 목숨과 맞바꿔 지킨 안전지대는 내가 보호하고 있으니까. 네 유지를 이어받을 사람이 내가 아니면 또 누가 있겠어?
 
주원:이런 식으로 이어지게 될 줄은 몰랐지. 내가 얼마나 당황했는데. 정신 차리니 100년 뒤라고 하질 않나, 너는 총 관리자가 되었다고 하질 않나.
내가 돌아올 줄 알고 있었어?
 
한서:... 글쎄.
돌아오니까 어때, 이 세상...
이 세계에서는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 오로지 내 통제와 계산으로만 굴러가고 있으니까.
그날 네가 몸소 보여준 숭고한 희생을 보고 깨달았어.
나는 이런 세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내 정의라고 믿어.
아직도 모르겠어? 네가 가르쳐줬잖아?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선 다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주원:이전의 네가 바랐던 세계는 이런 게 아니었잖아. 그러니까...
내가, 너를 이렇게 만든 거라고 봐야 하나. (씁쓸한 듯 입술 깨문다.)
 
한서:백 년은 긴 시간이잖아. ... 이런 나는 싫어? (턱 괴었을까.)
 
주원:...그냥, 나는 네가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어. 세상을 유지하겠다고 희생을 감수하는 게 아니라.
(눈 응시하고 입 연다.) 싫지 않아. 상황 때문에 착잡할 뿐이지.
 
한서:그렇다면 다행이고. (생긋 웃었다.)
 
문득 주원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낍니다.
 
만찬 속 와인의 도수가 높았던가요?
 
화끈거리는 체온,
 
약간의 구토감.
 
확실한 몸의 이상 신호를 느끼는 가운데,
 
한서는 말을 멈추지 않습니다.
 
한서:네겐 고마워하고 있어.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지 평생 몰랐을 거야. 그러니까,
 
휘청,
 
주원은 기울어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수프 그릇에 뺨을 처박습니다.
 
새하얀 크림 수프 위로 붉은 포도주가 흐릅니다.
 
아니,
 
아니죠.
 
이건 주원의 피입니다.
 
눈, 코, 입,
 
양 귀에서부터 미친 듯이 피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팔도,
 
다리도,
 
마치 육체의 주도권을 잃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서:이제 그만 찾아와도 돼.
아니,
그만 좀 찾아와.
누누이 말했잖아, 소중한 너를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한서는 주원이 수프 위에 코를 박거나 의자째로 넘어지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기를 써는 중입니다.
 
주원이 완전히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어딘가에 통화를 거는 한서의 모습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조금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
 
주원은 거친 호흡과 함께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이곳은 가정집입니다.
 
커튼 위에는 색색의 싸구려 전구가,
 
당신의 눈꺼풀과 함께 깜빡이며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B급 클리셰 SF 영화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인공은 악당의 계략에 당해 수프 그릇에 코를 처박고 죽어버렸네요.
 
한서:그새 잠들었어? 그거 엄청 재미없나 봐.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던 한서가 문턱에 기댄 채 조금 웃습니다.
 
뺨에 남은 시트 자국이 선명합니다.
 
내내 누워있었나 봐요.
 
주원:...아, 으음.
그러게. 잠들어버렸네.
 
한서:으응. 슬슬 일어나서 케이크 준비할까.
모처럼의 크리스마스 파티잖아?
 
당신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잠결처럼 몽롱합니다.
 
꿈을 꿨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득,
 
이대로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면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허공에 뜬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익숙한 색깔의 눈알은 청색으로 빛나고 있어요.
 
한참 바라보면 천천히 기억의 파편이 돌아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그 때,
 
한서가 당신의 어깨를 짚으며 머그잔을 내밉니다.
 
한서:나가려고?
오늘 정도는 쉬어도 괜찮잖아.
 
주원:...그럴까. 그냥 너랑 여기서 있는 게 훨 나을 것 같아.
 
한서:응, 추우니까.
조금 더 같이 있자.
 
주원: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한서:(담요 둘러준다.) 눈이 많이 올 거야.
바깥은 어때?
 
주원:...바깥?
 
한서:응, 바깥.
 
주원:잘 모르겠어⋯. 그게 중요해?
 
한서:글쎄. 너한테 달렸지.
 
주원: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냥 너만 있으면 되는데.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눈을 깜빡이면, 한서가 흐릿해졌다가 돌아옵니다.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 이건 꿈입니다.
 
주원:...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한서:... 글쎄.
 
주원:얼마만에 느껴 보는 평화로움인데.
...아쉬워.
깨어나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한서:... 그런가.
 
한서는 약간 쓸쓸한 표정으로 소파 옆자리에 앉습니다.
 
푹신한 소파에 잠기듯 기댄 그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읊조립니다.
 
한서:아주 많이 아플 거고, 아주 많이 괴로워질 거야.
어차피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 따위는 멀어진 지 오래잖아.
...
넌 뭘 위해서 싸우는 거야?
 
주원:소중한 사람의⋯⋯ 너의 행복을 빌어 주고 싶었어.
그랬는데, ...잘못된 선택을 했던 건가 싶기도 해.
 
100년 후,
 
크리쳐는 사라졌지만,
 
세계는 이전보다도 기이해졌습니다.
 
한서는 이상해졌고,
 
기억은 여전히 엉망진창입니다.
 
소중했던 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싸운다면,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요.
 
주원:(... ... 그럼에도 다시 너와 함께 하고 싶다는 미련이, 원동력이 되겠지.)
 
이제껏 잘 싸워주었어요.
 
이곳에서 포기해도 괜찮습니다.
 
...
 
어떻게 할 건가요.
 
주원:(...) 돌아가야지. 돌아가서... ... 바로잡아야 해. (네 변화도, 그로 인해 기이해진 세계도 나로부터 비롯된 거라면. 되돌리는 게 당연한 일 아니겠어⋯⋯.)
 
실내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꺼집니다.
 
문 앞의 조명을 제외하고요.
 
소파에 앉은 한서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당신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현관문은 오늘따라 단단하고 굳게 잠겨 있지만,
 
주원이 손잡이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쉽게 열립니다.
 
주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
 
문고리를 돌릴 때,
 
무언가 작은 소리가 들립니다.
 
KP:재판정이 가능합니다.
 
주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서:잘 다녀와.
 
그것은,
 
한서의 목소리입니다.
 
주원:...응, 다녀올게.
 
이번에야말로 거센 기침과 함께 눈을 뜹니다.
 
시야가 어둡고,
 
여긴 정말.......
 
엄청나게 춥네요!
 
누워있는 바닥은 이상하게 불편하며,
 
퀴퀴한 냄새까지 납니다.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팔다리가 무거워
 
마음껏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주원:
건강
기준치: 80/40/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간신히 고개를 돌린 주원은 낯선 얼굴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러니까,
 
사람의 얼굴입니다.
 
전혀 생기가 없지만!
 
잠깐, 이거 시체 아닌가요?
 
주원:(...?)
 
주원: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3 감소.
 
이상하게도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씨름하던 그 때,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손전등 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작은 조명을 든 사람은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주원:(조용히... 그 사람이 무언가를 찾는 모습 지켜본다.)
 
그 사람은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당신을 찾아냅니다.
 
낯익은 이목구비는 분명히......
 
에보니 그린입니다.
 
주원:...아.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보니 그린은 그때와 똑같은 연령대와 얼굴입니다.
 
그 사실에 약간의 위화감이 느껴질지도요.
 
에보니 그린:여기에 있었군요.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다급하게 당신이 입은 군복의 소매를 걷고
 
주삿바늘을 쑤셔넣습니다.
 
저항할 힘도 없는데 말이죠!
 
주원:...뭐 하시는 겁니까?
 
에보니는 악의가 없음을 증명하듯,
 
양 손바닥을 들어 보입니다.
 
에보니 그린:진정해요, 전 당신 편이에요. 도우러 왔어요.
 
그 말을 증명하듯,
 
뻣뻣하던 당신의 몸에 금세 힘이 돌아옵니다.
 
에보니 그린:해독제예요.
 
조명 빛에 의지해 현재 있는 곳을 확인해본다면,
 
이곳은 산더미 같은 시체의 산입니다.
 
주원:(허.....)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에보니 그린:당신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요. 오로지 당신만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에보니는 간곡한 표정으로 청합니다.
 
주원:무엇을 부탁하겠다는 겁니까.
저만 가능하다는 건 또 무슨 얘기고요?
 
에보니 그린:... 말하자면 길어요.
당신이 죽은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부터 설명할까요...
당신이 죽은 이후 한서 씨도 안전지대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 직후에 크리쳐도 아닌 인간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거든요.
그때부터였어요, 한서 씨가 이상해진 게요.
어쩌면 그 전부터 망가져 있었을지도 모르죠. 아무튼, 그는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를 자처하더니 반대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숙청해버렸어요.
이상해요. 지금의 한서 씨는 꼭 한서 씨가 아닌 것 같아요.
 
주원:확실히... 제가 알던 한서랑 많이 다르긴 했습니다.
 
에보니 그린:네에. 한서 씨 말이죠...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그날 이후로 이상한 힘을 얻었어요.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안전지대도 하루 만에 수복되더니,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어요.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만드는 기술 따위 들어보지도 못했고.......
 
주원:아, 죽은 사람이 1년 후에 돌아온다는 말이... 그 안드로이드라는 것입니까?
 
에보니 그린:네, 그렇죠. 여기 있는 시체들도 전부 폐기된 안드로이드예요. 이 도시에서는 흔한 일이죠.
 
주원:...보통 안드로이드가 피도 흘린답니까?
 
에보니 그린:음. 아마 아니죠.
그리고 저도... (씁쓸하게 웃었다.)
저는 100년 전, 그 싸움에서 당신과 같이 죽었답니다.
지금 이곳에 이렇게 존재하는 건, 나타샤가 간곡히 원했기 때문이에요. 그는 당신과 같은 크리쳐였기에 죽지 않고 홀로 남았거든요.
아시겠지만, 저는 살아있는 에보니 그린이 아니에요. 그저 입력해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죠.
한서 씨는 나타샤의 소원대로 저를 되살렸지만, 나타샤는 제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불행해졌어요.
 
에보니 그린:그래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아시겠죠?
저는 제가 에보니 그린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타샤를 소중히 여기게 되어있기 때문에, 나타샤가 더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건 저만의 의견이 아니에요.
 
에보니가 문 쪽으로 턱짓합니다.
 
에보니 외에도 세상을 떠나지 못한 망자들이,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에보니 그린: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는 것만으로도 과거에 사는 우리는 죽을 수 있어요.
산 자들에겐 미래가 생기는 거죠.
 
주원:...당신들이 바라고 있는 거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에보니 그린:... 네, 단순히 지금의 저를 죽이는 것만으로는 안 돼요. 새로운 몸으로 다시 만들어질 테니까요.
저는 프로그래밍된 명령 때문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지 못해서, 당신과 접촉하길 기다렸어요.
하늘에 뜬 박스를 보셨나요? 그 안에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있어요.
그걸 부숴주세요. 이곳에 맞서 싸울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아요. 부탁해요, 한서 씨를 막을 수 있는 건 당신뿐이에요.
 
주원: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성치 2 감소.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이 이야기의 내막에 제삼자가 관여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원과 한서를 알고 있고,
 
말도 안 되는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자.
 
미고입니다.
 
에보니 그린:제 부탁... 들어주실 건가요.
 
주원:(⋯⋯⋯말없이 고개 끄덕인다.)
 
주원이 부탁에 응하자,
 
에보니는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에보니 그린:중앙 관리 체제에는 반경 1km의 강력한 쉴드가 펼쳐져 있어요. 그걸 부수기 위해선 안전지대의 남쪽과 북쪽, 총 두 곳에서 쉴드의 약점을 파괴해야 해요,
민간인에게 방해받거나 목격되지 않는 곳,
그리고 탄환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곳은......
여기예요.
 
각각 (구) AOC와 X제약 회사의 옥상입니다.
 
에보니 그린:지금 위치는 AOC 건물의 지하니까, 이쪽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겠어요.
죄송합니다, 주원 씨, 안타깝게도 제약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네요.
 
주원:아닙니다, ...많이 도움되었는 걸요.
 
에보니 그린:......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KP:쉴드는 중앙 관리 체제 박스를 둘러싼 마력 장벽입니다.
쉴드 파괴는 정해진 사격 장소에서 대 크리쳐 살상탄, 즉 사격(라/산)으로만 가능하며, 에보니가 주원에게 라이플을 제공합니다.
탄환의 수가 적기 때문에, 주원은 이 탄환을 쉴드 파괴 판정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 및 대인 전투용으로 대미지 1D6+db의 단도 역시 받습니다.
단도와 라이플을 획득합니다.
 
에보니 그린:... 무운을 빌어요,
 
건물의 층수는 100년 전 그대로 36층이며,
 
주원은 지하 1층의 안드로이드 폐기 창고에서 옥상까지 올라갑니다.
 
KP:옥상으로 올라가며,
주원은 상승 판정을 합니다.
운 판정 + 1D8번째 특성치 판정
(1 근력 2 민첩 3 정신 4 건강 5 외모 6 교육 7 크기 8 지능)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해당 복합 판정에 성공해야 합니다. 상승 판정 성공 시 정보를 획득하지만, 실패 시 ■■가 발생합니다. 연속 실패 방지용, ■■ 종료 후 탐사
자의 행운은 10 증가합니다.
 
주원: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5
 
주원:
외모
기준치: 70/35/14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주원은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올라가던 중, AOC의 군복을 입은 사람과 조우합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집니다.
 
거의 유령이라도 본 듯한 반응입니다.
 
주원:...괜찮으십니까? (손 내민다...)
 
대원:또, 또 살아나 버린 건가요.
 
당신과 마주한 사람은 패닉에 빠진 듯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습니다.
 
대원:이상해요, 이건 이상하다고요.
당신의 시체를 처리한 건 저였는데요. 분명히 죽은 걸 확인했는데, 그 시체에 불을 지른 것도 저인데.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
당신, 사람 맞아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재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살아났다고요?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는 회복력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인걸요!
 
주원: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성치 1 감소.
 
그는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듯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립니다.
 
주원:(.......유감이네.)
 
KP:다시 상승 판정을 진행합니다.
 
주원:
기준치: 70/35/14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1
 
주원: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원은 이번에도 들키지 않고 조용히 올라가는 데 성공합니다.
 
이번 층은 회의가 끝난 회의실,
 
자료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안전지대를 관리하고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것은 중앙 관리 체제라는 기계입니다.
 
내부 구조는 주원이 가진 지식으로 알아보기 힘드나,
 
막대한 마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요,
 
최소한 작은 나라의 국민이 가진 마력의 총량만큼은 있어야.......
 
중앙 관리 체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게 안전지대 시민들의 마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던 건가요?
 
문득,
 
아까 마주친 안드로이드를 떠올립니다.
 
생명을 운용하기 위해 생명을 소모한다,
 
한서답지 않은 기이한 발상입니다.
 
주원: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1 감소.
다시 상승 판정을 진행합니다.
 
주원: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2
 
주원: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계단을 오르던 주원은 AOC의 마지막 크리쳐,
 
나타샤와 조우합니다.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던 나타샤는 경계하듯 묻습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방금, 당신을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져서요.
무슨 짓을 저지르신 겁니까?
 
주원:한서가 그런 명령도 내렸습니까?
 
나타샤 폴 블레인:뭐... 그건 제가 말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닌지라.
그래서 뭘 하셨길래?
 
주원:아무 짓도 안 했습니다. (어깨 한 번 으쓱.)
 
나타샤 폴 블레인:... ...
 
주원:그냥, 한 번 찾아갔다가 죽고 돌아오는 길이랄까요.
 
나타샤 폴 블레인:그렇다면 그냥 보내드리죠. 당신과 나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크리쳐 동지기도 하고.
아, 지금은 인간이신가요?
어쩌면 이런 것들이 더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이젠 다 됐어요.
소중한 사람만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아무래도 좋으니까요.
 
상대가 비록 죽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라고,
 
주원:... ...
 
나타샤는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이해합니다.
 
에보니의 이야기입니다.
 
에보니를 떠올린 듯 그의 표정이 조금 심란해집니다.
 
진짜와 흡사하지만,
 
진짜가 될 수 없었던 소중한 사람의 안드로이드.
 
나타샤는 등을 돌려 떠납니다.
 
KP:다시 상승 판정 진행합니다.
 
주원:
기준치: 70/35/14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8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인간... 인가요?
 
주원:(다시 한 번 본다...)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들,
 
겉보기에는 인간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안드로이드입니다.
 
KP:<약식 대항 전투>에 대해 안내합니다.
조우하는 적의 수는 6D6으로 정합니다. 순서는 주원-안드로이드로 진행합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주원: '비무장'을 판정하며, 성공 시 4D6을 굴려 '한 번에 몇 마리를 처리했는지'를 결정합니다. 판정 실패는 공격 실패로 취급하며, 재판정 없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안드로이드: 순서가 올 때까지 남아있을 경우 주원에게 1D5의 대미지를 입힙니다.
.
<특수 스킬>
 
KP:주원은 전투 도중 두 가지 스킬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패시브 스킬이므로 기능치 판정과 함께 상시 사용 가능합니다. 사용 시에는 반드시 선언해주세요.
◆ Skill: 얼음의 방패
신체 일부를 단단하게 만들어 방어합니다. 사용 시 에너미의 대미지 다이스를 1D5 차감합니다.
◆ Skill: 눈의 검
손에 닿는 것을 전부 녹여버립니다. 사용 시 주원의 대미지 다이스에 1D5를 추가합니다.
전투 시작 전 특수 스킬 사용은 상시 가능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세요!
 
준비되었다면,
 
전투가... 발생하지만,
 
전투 시작 전,
 
하나 묻겠습니다.
 
싸우겠습니까,
 
싸우지 않겠습니까?
 
KP:주원이 도망친다고 선언한다면 반드시 대미지가 발생합니다.
HP 1D3 차감 후, 쫓아오는 안드로이드를 따돌릴 수 있습니다.
 
주원:...언제까지고 마냥 도망칠 수는 없지. (전투 태세 갖춘다.)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눈앞에 있는 안드로이드에게 공격 가한다. 미안하지만, 여기를 지나가야 해서.)
 
KP:확인, 롤!
 
주원:
비무장
기준치: 80/40/16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5
 
기존 안드로이드 20명,
 
주원이 주먹을 내지르자,
 
안드로이드 세 체가 나가떨어집니다.
 
그 주먹에 닿자 다섯 체가 추가로 녹아내립니다.
 
현재 잔여 안드로이드 12체.
 
안드로이드:1
 
KP: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
 
주원이 팔을 단단하게 만들어 방어해냅니다.
 
대미지 없음.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단도의 손잡이 강하게 쥐고서, 안드로이드의 몸체에 깊숙히 박아넣는다.)
 
KP:확인, 롤!
 
주원: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4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3
 
무기를 잡으니 조금 더 손쉽습니다.
 
안드로이드들은 단도에 힘없이 썰려나갑니다.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니 거리낄 것도 없겠죠.
 
안드로이드 여덟 체가 추가로 쓰러집니다.
 
현재 잔여 안드로이드 4 체.
 
안드로이드:4
 
KP: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
5
 
안드로이드들이 주먹을 내지르지만,
 
최강의 인류였던 당신에게는 못 당해냅니다.
 
아무 대미지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KP:무엇을 하나요?
 
주원:(힘차게 남아 있는 안드로이드의 사이로 도약하고는, 그 위로 단도 내리꽂는다.)
 
KP:확인, 롤!
 
주원: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8
1
 
당신은 남은 안드로이드들을 전부 산산조각냅니다.
 
발밑에는 안드로이드였던 것들의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
 
KP:다시 상승 판정을 진행합니다.
 
주원: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4
 
주원:
건강
기준치: 80/40/16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주원은 옥상으로 향하던 도중,
 
자료실 문이 열린 것을 발견합니다.
 
주원:
자료조사
기준치: 20/10/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별다른 자료가 보이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주원: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관찰을 해본다...... 열심히....)
 
KP:재판정이 가능합니다.
 
주원: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운 좋게 튀어나와 있는 파일을 발견합니다.
 
약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 적힌 자료를 획득합니다.
 
100년 전, 크리쳐를 신으로 모시던 사이비 종교의 테러로 인해 신정부와 안전지대는 한 번 더 괴멸되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인류를 구원한 것은 한서라고 하네요.
 
그는 직접 무너진 도시를 수복하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냈습니다.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자료를 천천히 살펴보면,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적어도 평범한 수단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이런 건 이상해요.
 
한서가 꼭,
 
옛 정부나 AOC의 상관들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주원: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치 감소 없음.
 
특별히 더 볼 만한 자료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다시 계단을 오릅니다.
 
여러 사건을 겪은 뒤에야 주원은 간신히 옥상에 도달합니다.
 
이 세계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그렇게 단언할지도 모르겠네요.
 
육중한 철문에는 엄중한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작 이런 장치로 당신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겠죠.
 
주원은 아무런 판정 없이 손쉽게 침입합니다.
 
회청색 세계 위,
 
눈이 휘날리는 허공에는
 
정육면체의 기계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뒷모습입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앙 관리 체제라면,
 
그걸 수호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주원?:꼭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어.
아니, 붙어보고 싶었다는 쪽에 가까우려나.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가볍게 웃습니다.
 
허름한 AOC 군복을 입은 주원과 대조적으로,
 
깨끗한 군복을 입은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
 
오른쪽으로 길게 스트레칭합니다.
 
KP:주원, 안드로이드화된 자신과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주원:거 참⋯ 비교되게 말이야.
 
ROUND 1
 
KP:무엇을 하나요?
 
주원:기분 묘하네. 나하고 붙어보고 싶었다⋯ 날 안드로이드로 되살린 사람은 누구지? (대답도 듣기 전에, 손에 쥔 단도 자신의 앞에 있는 안드로이드의 목 향해 휘두른다.)
 
KP:확인, 롤!
 
주원: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2
 
주원?:글쎄, 누군지 꼭 말해야 아나. (회피 시도합니다.)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드로이드화된 당신은 가볍게 회피해냅니다.
 
주원?:겨우 이 정도가 아닐 텐데. 진심으로 해 봐. 나한테 죽을 수도 있잖아? (주먹 휘둘렀다.)
비무장
기준치: 80/40/16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KP:회피 혹은 반격, 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하하! 방금까지 죽다 살아난 사람이라는 핸디캡이 있는데. 좀 봐주지 그래? (피하지 않고 그대로 안드로이드의 복부 쪽에 단도 꽂는다.)
 
KP:확인, 롤!
 
주원: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5
 
아쉽게 몸을 비트는 탓에 단도를 꽂아넣지는 못했으나,
 
단단해진 주먹으로 맞받아칩니다.
 
대미지 없음.
 
ROUND 2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누굴 닮아서 이렇게 싸움을 잘 할까. (입꼬리 올리며 이번엔 목 부근으로 단도 휘두른다.)
 
KP:확인, 롤!
 
주원:
비무장
기준치: 80/40/16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
4
 
KP:단도로 대미지 환산, 4+3
회피 혹은 반격 실패 시 7+스킬 사용 대미지 4 = 11 들어갑니다.
 
주원?:... 이건 조금 곤란할지도 모르겠는데. (그리 말하며 단도 마주 휘둘렀다.)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안드로이드 주원은 반격하려 하나,
 
주원의 단도가 조금 더 빨랐습니다.
 
검이 파고 들어간 곳이 살짝 녹아들어갑니다.
 
안드로이드 주원 hp 11 감소.
 
주원?:(멈칫하는 듯 싶더니 단도 꺼내들어 휘둘렀다.)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KP:반격, 회피, 혹은 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
2
⋯이런. (눈앞에 들어오는 단도 보고 회피 시도한다. ⋯⋯⋯늦었나!)
 
KP:확인, 롤!
 
주원: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단단하게 강화한 팔목이 단도를 막으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정밀하게 꽂아넣은 단도는
 
결국 주원에게 상처를 내고 맙니다.
 
주원, hp 4감소.
 
ROUND 3
 
KP:무엇을 하나요?
 
주원:아야, 아파라. (팔 몇 번 돌려 보더니, 이내 공격받지 않은 팔로 단도 그러쥐어 안드로이드 공격한다.)
 
KP:확인, 롤!
 
주원:
2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4
(음.)
 
단도가 안드로이드에게 박히는가 싶더니,
 
챙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순간적으로 손에 힘이 풀리기라도 한 걸까요.
 
주원?:복제가 원본보다 뛰어날 수도 있나... (그리 중얼거리고는 주먹 휘둘렀다.)
비무장
기준치: 80/40/16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KP:반격, 회피, 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그만큼 원본이 뛰어나다는 소리지~. 무기 줍는 시간도 안 주는구만? (빠르게 공격하는 편이 낫다 판단한 듯, 안드로이드와 동시에 주먹 내질러 반격한다.)
 
KP:확인, 롤!
 
주원:
5
2
비무장
기준치: 80/40/1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역시 원본을 이기는 건 불가능했을까요.
 
주원이 내지른 주먹은 안드로이드의 복부에 정확하게 꽂힙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전투가 끝나면 안드로이드 주원은 차가운 옥상 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무너져갑니다.
 
그것은 가동을 멈춰가며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주원?:정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술 거야?
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는데도?
 
주원:...부탁을 받았어. 그 안드로이드들에게.
 
주원?:...
저 사람들이 결정한 거잖아.
네게 남의 선택을 번복할 권리가 있어?
꿈을 꾸는 세계가 뭐가 나빠?
비참한 현실보단 꿈이 낫단 생각 안 해?
 
주원:그리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이번엔 내가 다시 묻지. 널 만든 사람은 누구야? 네게 의지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보기 좋던가?
 
주원?:딱히, 나한테 의지한 사람은 없을 걸.
날 만든 사람은... 글쎄. 주체를 명확하게 정할 수 있을까.
그래도 나는...
...
 
주원과 같은 신념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주원 역시 그가 생각한 정의를 위해 이곳을 지켜왔습니다.
 
.
 
쉴드를 부술 수 있습니다.
 
주원:⋯⋯네가 잘못되었단 말을 하려는 건 아니야. (라이플 들어서 조준한다.)
 
탕.
 
당신이 쉴드를 부수면,
 
안드로이드 주원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주원에게 내밉니다.
 
주원?:미고의 전언이야. 나를 부수는 사람에게 전하라고 했어.
만나봐서 알겠지만, 한서는 너를 너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 역시 주원이라고 인정받지 못했지만.
 
주원:.....한서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지금의 나로선 알 수 없네. (안드로이드가 내민 것 받아서 확인한다.)
 
주원?:... 너,
아직도 눈치 못 챘구나?
 
주원:...뭘?
 
주원?:이상하지 않아? 100년 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
그리고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너.
하나 묻자.
너는 내가 가짜라고 생각하겠지.
그렇다면 네가 진짜 주원이라고 생각해?
 
주원의 안드로이드가 내민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빔 프로젝터입니다.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허공에 홀로그램 영상이 재생됩니다.
 
그 영상 속에서 입을 떼는 자는,
 
네,
 
뻔하지 않나요?
 
등 뒤에서 잠긴 문을 조금씩 비틀어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영상 속 미고는 후회 없이 편안한 표정입니다.
 
한 점 불안이 있다면,
 
그건 당신에게 전할 말을 전하지 못할까 봐 서두를 뿐,
 
지금의 그에게 목숨이 아깝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벙찌더라도,
 
홀로그램 영상 속 미고는 덤덤하게 당신을 응시합니다.
 
지금 주원의 몸은 주원의 것이 아니라는 건가요?
 
자,
 
여기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육체일까요, 영혼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죠?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그때,
 
...
 
-
 
원숭이 발.
 
소원을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준다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것은 가장 절망적인 형태로 완성된 두 사람의 꿈입니다.
 
언젠가의 대화가 꿈결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미래를 기약하고,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웃고 떠들던 시절이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당신이 알던 한서는 이제 없습니다.
 
100년 전, 당신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의 그림자만이 이곳에 홀로 남아 자신을 없애 달라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빔프로젝터가 분해되며 하나의 탄환을 내밉니다.
 
끝부분이 열쇠처럼 생긴 그것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탄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제야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불쌍한 당신은 크리쳐의 몸을 빌려 한서를 막으려 했고,
 
한서는 당신을 죽여버렸죠.
 
그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흩어진 재에서 지금의 몸으로 재생되었습니다.
 
마침내 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뒤에서부터 느긋한 발소리가 들리자,
 
미고는 온화하게 웃으며 녹화 종료 버튼에 손을 올립니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안녕히.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일그러진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홀로그램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안드로이드 주원 역시 가동하지 않으니,
 
당신은 빈 옥상에 홀로 남습니다.
 
깡통이 된 안드로이드와 빔프로젝터를 응시하고 있으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와 깊은 고독이 찾아옵니다.
 
주원: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KP:이성치 감소 없음
 
당신은 탄환을 챙기고 이동합니다.
 
정확히는,
 
이동하려 합니다.
 
주원이 발을 옮기기 전,
 
분해된 빔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영상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졌지만,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립니다.
 
어떻게 못 알아듣겠어요,
 
이건 한서의 목소리인데.
 
한서와의 통화가 진행됩니다.
 
한서:아아. 잘 들려?
 
주원:...응. 잘 들려.
 
한서: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잘 싸우네.
다음은 X 제약 회사일 텐데...
슬슬 지루하지 않도록 최종 보스가 등장할 시기인 것 같아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 목소리는 지루한 기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끝이 다가옵니다.
 
당시의 우리에게는 그곳에서의 결투가 마지막 같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시작이었습니다.
 
통화가 끊어집니다.
 
...
 
무엇을 하나요?
 
X 제약 회사로 향할 수 있습니다.
 
주원:(...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으니. X 제약 회사로 향한다.)
 
가는 길에는 여러 차례 안드로이드들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조금 피로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눈 앞에 X 제약 회사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막 이곳에 도착한 주원을 반기듯 모든 문은 열려 있습니다.
 
이곳 역시 테러 이후 체제의 힘으로 복구되어서 깨끗합니다.
 
관리실, 지하 4층의 제약 연구실, 옥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주원:(관리실 안으로 들어간다.)
 
 관리실
 
관리실로 들어갑니다.
 
마치 당신을 놀리는 것처럼,
 
재생되는 CCTV 영상이 전부 1부의 ‘그 영상’으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영상 속 주원은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날뛰고,
 
한서는 필사적으로 당신의 폭주를 막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과는 정반대인걸요.
 
그 외에도 저장된 다른 파일을 볼 수 있습니다.
 
건성으로 수천 개의 파일을 넘기던 주원은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합니다.
 
아주 옛날,
 
에보니와 나타샤의 영상입니다.
 
크리쳐와의 전투가 끝난 뒤 다친 나타샤를 업은 에보니가 황급히 제약 회사 내부에 들어옵니다.
 
그는 미친 듯이 나타샤에게 쓸 약을 찾다가,
 
나타샤가 결국 죽어버리자 괴로운 듯 옆에 주저앉습니다.
 
바보 같아요.
 
어차피 나타샤는 살아날 텐데.
 
두 사람을 보던 주원은 한서와 함께하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분명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그만큼 소중했으니까.
 
에보니와 나타샤,
 
두 사람은 100년간 정말 행복했을까요.
 
주원은 결코 알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 특별히 더 볼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동할까요.
 
주원:...... (지하 4층으로 내려간다.)
 
남자가 엎드린 채 죽어있던 테이블,
 
편지를 발견했던 서랍,
 
전투를 펼쳤던 바닥,
 
무엇 하나 흔적도 남지 않은 장소입니다.
 
KP:이곳에서 약을 입수할 수 있습니다.
주원, 기존 전투로 인해 다친 HP를 전부 회복합니다.
 
주원:...정말 아무것도 안 남았네.
 
... 그러게 말입니다.
 
더 볼 만한 것은 없습니다.
 
남은 장소는 딱 한 곳입니다.
 
주원:(그래, 그렇다면.... ....... )
(무거운 발걸음 이끌며, 건물의 맨 위를 향해 올라간다.)
 
 옥상
 
활짝 열린 문,
 
옥상 난간에 기댄 한서가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훨씬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렸던 것만 같아요.
 
그의 등 뒤로 불길한 빛을 뽐내는 박스가 보입니다.
 
인사합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만 알지 못하는 악의에게.
 
주원:...정말 기다리고 있었네, 한서야. (아니, 널 한서라고 불러도 될까⋯⋯⋯⋯.)
 
한서:정말 기다리고 있었네. 그 말만 16번째야. 다른 할 말은 없어? ... 아니다.
이번에야말로 무언가 다르길 바랄게.
 
KP:탐사자 안내: 최후의 전투
주원은 한서를 공격하지 않고 쉴드를 부순 뒤 관리 체제에 열쇠 탄환을 꽂을 수 있습니다.
쉴드 파괴는 한 턴을 소모하며, 한서가 방해하므로 사격(라/산) 극단적 성공 이상을 성공해야 합니다. 열쇠 탄환은 RP 후 선언만으로 성공합니다.
 
... 준비는 되었나요.
 
주원:(준비는 이미 100 년 전부터 되어있었을 테지.) ...미안, 한서야. 몇 번을 반복해도 난 똑같이 행동할 걸.
(라이플 들어, 쉴드 조준할 준비 마친다.)
 
ROUND 1
 
KP:무엇을 하나요?
 
주원:(한서 마주하기 두려웠을까. 곧바로 쉴드 향해 총구 겨눈 다음 방아쇠 당긴다.)
 
KP:확인, 롤!
 
주원: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발사된 탄환은
 
힘없이 날아가 허공을 가릅니다.
 
한서:(망설임 없이 주원 어깨에 라이플 조준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3
 
KP:사격 회피 불가. 반격 혹은 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
3
 
주원이 어깨를 경화시켜보지만,
 
총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주원:(... ...공격할 수 있을 리가.)
 
주원, hp 10 감소.
 
ROUND 2
 
주원:너무 망설임이 없는 거 아니야? 조금 서운한데 말이지. (다시, 실드 쪽 향해 탄 발사한다.)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쉴드에 탄환이 날아가 박힙니다.
 
...
 
조금 금이 갔을지도 모르겠네요.
 
한 번은 더 명중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한서:망설임이 없다고... 그럼 조금 봐줄까. (손 휘적여 라이플 사라지게 하고는, 허공에서 단도 만들어내 쥐었을까. 이내 단도 쥔 손으로 주원 왼팔 그었다.)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KP:회피, 반격 혹은 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팔 들어올려 막을 뿐이다.)
2
 
왼팔 단단하게 경화시켜 막아냅니다.
 
하지만 단도가 조금 더 예리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주원의 팔에 생채기가 그어집니다.
 
주원, hp 1 감소.
 
ROUND 3
 
KP:무엇을 하나요?
 
주원:⋯그 당시에 바라던 세상이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고 확신해. 너도, 나도.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리 지배했나. 금 간 부분을 향해 다시 총구 겨눴다.)
 
KP:확인, 롤!
 
주원: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탄환은 날아가다가 무언가에 막힙니다.
 
조금 더 날카롭게 조준해야 할지도요.
 
한서:그런가... 그때의 난 몰라도, 지금 내가 바라는 세상은 이게 맞을 걸. 아마도. (단검 손에서 놓고 다시 허공 쥐었다.)
 
청색 스파크가 튑니다.
 
한서의 손에 라이플이 쥐어집니다.
 
한서:(조준하고 다시 사격.)
30-06 볼트액션 라이플
기준치: 85/42/17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KP:반격 혹은 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서로 포기하지 않는 게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 (아무 행동 취하지 않는다. ⋯경화시키는 것 또한.)
 
한서가 쏘아낸 탄환이
 
오른쪽 어깨에 박힙니다.
 
주원, hp 10 감소.
 
시야가 암전됩니다.
 
깜빡.
 
눈을 뜨면 다시 전장입니다.
 
주원: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머릿속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의식이 또렷해집니다.
 
아직 정신을 놓을 수 없습니다.
 
해야 하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KP:주원, 소생. HP를 모두 회복합니다.
 
ROUND 4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네가 바라는 세상을 깨뜨려서 미안하지만. 역시 해야 할 일이 있어. (앞으로 몇 번을 더 쏘아야 할까. 소생하였음에도 총은 여전히 무겁다. 방아쇠에 손가락 걸곤 미약하게 힘 준다.)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총알은 날아가다 허공의 무언가에 부딪혀 떨어집니다.
 
한서:해야 할 일. 나한테는 이게 지금 해야 할 일이야. (다시 단검 쥐고 거리 좁힌다.)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피해: 2
 
해야 할 일.
 
단검이 주원의 옷깃을 스칩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도 되었나요.
 
ROUND 5
 
KP:무엇을 하나요?
 
주원:(—온 집중력 한데 모아 목표물로 총알 날린다.)
 
KP:확인, 롤!
 
주원: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집중력이 흐트러진 건 이쪽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탄환이 허공을 가릅니다.
 
한서:너는... 미련할 정도로 정직해. 하지만 나도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으니. (거리 좁혔고, 단도 그었다.)
단도
기준치: 80/40/16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KP:회피, 반격 혹은 스킬 사용이 가능합니다.
 
주원:하하, 그래서 좋아해준 거 아니었어?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원이 피하려 하지만,
 
한서가 조금 더 빨랐습니다.
 
단도가 오른쪽 어깨를 긋습니다.
 
주원, hp 2 감소.
 
ROUND 6
 
KP:무엇을 하나요?
 
주원:(슬슬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하는 잡생각 밀려 오기 시작한다. 이내 총에서 단발의 총성 울린다.)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탄환은 허공을 가릅니다.
 
한서:... 그래서 좋아했지.
지금 할 얘기는 아니니까 정신 빨리 차리는 게 좋을 걸. 이번에도 달라지는 게 없으려나. (단도 집어넣고 주먹 휘둘렀다.)
비무장
기준치: 80/40/16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KP:무엇을 하나요?
 
주원:
(피하지 않고 한서의 주먹 손으로 막아낸다.)
3
 
단단한 손이 주먹을 감싸쥡니다.
 
HP 감소 없습니다.
 
ROUND 7
 
KP:무엇을 하나요?
 
주원:⋯손, 다친 건 아니지? (그 와중에도 걱정하는 꼴. 다섯 발 물러서서 쉴드 향해 탄환 발사한다.)
 
KP:확인, 롤!
 
주원: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탕,
 
탄환은 금이 간 곳에 다시금 박힙니다.
 
청색 스파크가 작렬하고,
 
와장창!
 
소리를 내며 쉴드가 부서집니다.
 
줄곧 당신을 향해 있던 한서의 시선이,
 
검은 상자를 향합니다.
 
...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지금입니다.
 
주원:(한서의 시선이 검은 상자를 향할 때에, 열쇠 탄환 장착해 꽂아 넣는다. ... ...마지막이야.)
 
쉴드가 부서지고,
 
관리 체제에 탄환이 꽂힙니다.
 
위태롭게 흔들리던 한서의 정신이 붕괴합니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주저앉습니다.
 
주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KP:재판정이 가능합니다.
 
주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한서:어째서 그날 죽은 게 내가 아닌 너였을까.
 
하늘 높이 걸려있던 체제가 멈추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하나의 별이 수명을 다해 아래로 추락하듯,
 
긴 조명이 꼬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둥글게 바람이 퍼져나갑니다.
 
주원과 한서의 옷자락과 머리카락 역시
 
크게 휘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따스한 바람입니다.
 
그와 동시에 안전지대를 이루고 있던
 
하나의 가짜 세계가 부서집니다.
 
화려한 조명이 흩어지며 검게 그을린 회색 벽이 드러나고,
 
관리 체제로 이루어진 것들이 붕괴합니다.
 
새하얀 빛이 번지며,
 
당신은 모든 것의 끝을 예감합니다.
 
한서는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수명을 다한 한서 역시 빛에 휩싸여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깁니다.
 
한서:고마워, 너는 정말 열심히 싸워줬어.
 
주원:... ...
 
한서:... 난 무엇을 지킨 걸까.
네가 지켜낸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어.
 
주원:네가 세계를 보전하려 했던 건 알아.
하지만 그날 죽음을 목전에 뒀을 때도 내가 바라던 건 이런 세계가 아니었고, 네 이런 모습이 아니었어.
 
한서:... 그래, 그랬겠지...
이걸 너무 늦게 깨달았나 봐.
... 있지, 주원아.
 
주원:응, 듣고 있어.
 
한서:나... 많이 힘들었고,
네가 많이 보고 싶었어...
정말로.
 
주원:(곧 없어질지도 모르는 형체— 잡아당겨 제 품에 안는다.) ...응, 수고 많았어. 정말.
그리고, 미안해. 네게 너무 많은 짐을 줬던 것 같아서.
 
한서:... 아냐, 너는... 최고의 파트너였어.
(네 품에 안겨 있다가 얼굴 끌어당겼고. 가볍게 입 맞췄다.) 마지막이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 이거면 충분해. 너는 내 영웅이야.
 
안대가 끊어지고,
 
그 밑으로 흉하게 일그러진 눈가가 보입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 아래에서
 
재회의 기쁨이 드러납니다.
 
너와 만나서 좋았어.
 
너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이어지는 말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아주 조용한 멸망만이 찾아옵니다.
 
...
 
한서는 사라집니다.
 
침식당해 괴로워하던 꼭두각시의 끈은
 
당신이 끊어주었어요,
 
그는 이제 편안할 거예요.
 
-
 
빛이 완전히 사라진 뒤 드러난 것은,
 
100년 전 테러 때문에 황폐해진 안전지대입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검게 그을리고
 
여기저기 무너진 건물 위로
 
새파란 것들이 하나둘 돋아납니다.
 
응축된 마력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안전지대에는 100년분의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곳곳에 꽃과 나무와 풀이 피어납니다.
 
주원의 발치에 핀 민들레가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흔들거립니다.
 
엉망이 된 거리에는
 
가동을 멈춘 안드로이드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갑자기 멈춘 안드로이드를 끌어안은 채,
 
패닉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
 
많은 사람이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잣대란 쓸모를 잃은 지 오래인걸요.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아이 하나가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주워듭니다.
 
꽃잎은 주원의 이마 위에도 한 장 내려앉습니다.
 
자연스럽게 꽃의 출처를 찾던 주원의 시선이
 
한 폐허 앞에서 머무릅니다.
 
만개한 벚나무 아래의 시멘트 바닥에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나타샤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에 빠진 에보니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연분홍색 꽃잎들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알아본 그는 조금 웃습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100년간,
깨어나지 못할 긴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요.
주원 씨, 후회 없는 선택을 하셨나요?
 
주원:...네. 슬프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나타샤 폴 블레인:...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에보니의 선택도 후회 없었으리라 믿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홀가분해요.
......어쩐지 굉장히 졸리네요. 지금 잠들면 좋은 꿈을 꿀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나타샤는 당신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당신은 이것이 잠시간의 단잠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인간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나타샤는
 
다시 없을 만큼 안락하게 끝을 맞이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한 크리쳐의 편안한 죽음입니다.
 
또 하나의 꽃잎이 살랑거리며 잠든 이의 콧잔등에 내려앉습니다.
 
...
 
이상한 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요.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는 것은 곧,
 
더는 바라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는 것,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다음이 궁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분명 행복할 것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 것.
 
...
 
많이 힘들었나요,
 
지금까지의 모험담을 돌아볼까요.
 
돌아보면 거칠고 고된 싸움이었지만,
 
당신의 발자취는 한평생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 읽어냈다고 책을 덮기에는,
 
가장 중요한 ‘결말’이 남아있잖아요?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올 거예요.
 
굳이 100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홀가분하게 내려두고
 
죽음에 몸을 맡기는 날이.
 
가장 아름다운 결말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미사여구가.
 
.
 
험한 길이라 해도 조금 더 걸어갑시다.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습니다.
 
아직 이 세상에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걸요.
 
그러니 조금 더 살아볼까요.
 
분명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
 
이세계가 더는 클리셰 SF 세계관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잊지 마세요.
 
이 진부한 이야기를 빛낸 것은 당신임을.
 
 
.
 
.
 
.
 
EPILOGUE
 
주원은 추락한 중앙 관리 체제를 회수하기 위해
 
안전지대 중심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팬 자리에 있어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의 깊게 살펴보거나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후,
 
당신은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위로 무언가가 질질 끌린 자국을 발견합니다.
 
주원:(자국 자세히 살펴본다.)
 
자국은 어디론가 이어져 있습니다.
 
따라갈까요?
 
주원:(따라가본다⋯⋯.)
 
그 자국을 따라 걷는다면,
 
둔탁한 끌린 흔적에 불과하던 것은 50m쯤 지나자
 
어느덧 사람의 발자국처럼 모양이 변합니다.
 
...
 
그 발자국의 끝에는,
 
등을 돌린 사람 하나가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주원:(뒤로 다가가선 등 두드린다.)
...왜 여기 계십니까?
 
한서와 똑같은 백금색 머리카락을 지닌 이는
 
천천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지나치게 긴 머리카락은 왼쪽 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드러난 심장부에는 열쇠 모양 탄환이 꽂혀있습니다.
 
신체 일부에서는 고압의 전류가 흘러
 
곳곳에 청색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아닙니다.
 
...
 
하지만,
 
당신의 귓가에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던 미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한서와 같은 녹색의 눈에 당신을 담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파트너와 똑같이 생긴 그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순간,
 
주원은 진부하게도 세상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는 교과서를 읽듯 또렷하고 기계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인사하겠습니다.
 
괴물이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저는 구 방주이며
 
기계라기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구 중앙 관리 체제입니다.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끔찍한 존재.
 
???:한서라고 불러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아니게 된,
 
사람이었던 것들.
 
우리는 그것을 크리쳐라고 부릅니다.
 
오염되고 일그러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살아 숨 쉬고 있어.
 
끝까지 맞서 싸운 누군가의 영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크리쳐들에게 이 시나리오를 바치며.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