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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2

카테고리 없음

by 낯행 2024. 8. 10. 02:46

본문

 

 
 
크리그어 2
 
W. 청서
 
GM. 나탱   KPC 김한서
 
PL. 샌누   PC 이주원
 
2024. 07. 15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잿빛 세계를 밝히는 휘황찬란한 청색 네온사인.
 
안전지대의 한복판,
 
대형 스크린에서 반짝이던 광고가 멎습니다.
 
.
 
불길하게 깜빡이던 화면 위로,
 
《긴급 속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른 것은
 
낯선 아나운서의 얼굴입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대본을 몇 번 고쳐 잡은 뒤 가까스로 말합니다.
 
아나운서의 뒤로 익숙한 AOC 건물과 함께,
 
처형이 예정된 'A급 범죄자'들을 촬영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긴급 속보로 어수선한 거리 한가운데,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당신은.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목된 범죄자들은 또 다른 AOC 대원들이며,
 
그 죄목은 한서와 주원이 저지른 것입니다.
 
당신은 이것이 경고임을 깨닫습니다.
 
본부의 주요 기밀을 알아차리고
 
무단으로 이탈한 주원과 한서,
 
두 사람이 조속히 복귀하지 않으면
 
동료들을 한 사람씩 제거하겠다는 경고 말이에요.
 
동료들이 오늘 처형당합니다.
 
당신들의 죄목을 덮어쓴 채로,
 
갑작스럽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익숙한 비일상감에 척추를 타고 전율이 흐릅니다.
 
주원: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1 감소합니다.
 
당황스럽습니다.
 
어찌 되든 상관없더라도…
 
옛 동료는 동료이며,
 
그 원인이 당신이라는 사실은요.
 
.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당신은 평범하게 점심을 조달하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있던 빵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유를 얻은 그 날로부터 벌써 1년이 흘렀네요.
 
당신은 크리쳐를 죽이고 터뜨리는 대신,
 
페인트칠이나 주차 대행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먹고 살았습니다.
 
이놈의 월세는 어찌나 비싸던가요?
 
그리고,
 
지금의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이제야 평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는데,
 
당신의 괴로울 정도로 날카로운 감은
 
뾰족하게 경보를 울립니다.
 
KP:핸드아웃이 제공됩니다.
 
그때,
 
주원은 '어떤 위협'을 느끼고 다섯 걸음 물러섭니다.
 
민첩한 반사 신경은 어떤 아르바이트 생활을 했더라도 조금도 녹슬지 않았습니다.
 
...
 
그 직후,
 
철퍽!
 
소리와 함께,
 
주원의 주변으로 붉은 액체가 튀어 오릅니다.
 
주원의 옷에도 몇 방울이 묻어버렸습니다.
 
이것의 정체는 평범하게…
 
파스타 소스를 끼얹은 사람(기절 상태)입니다.
 
한서:주원아!
 
그리고 한서가 등장합니다.
 
주원:...아, 한서야.
 
한서:응, 여기 있었구나.
 
주원:(옷 툭툭 털어보려 노력.....한다.) 갑자기 나타났는데, ... 누군지도 모르겠네.
 
한서:아, 음. 누군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추격자야.
그러니까... 저 사람. (파스타 소스 끼얹은 채 기절한 사람 가리킨다.)
 
주원:(외면...) 이왕이면 조용히 살아가고 싶은데, 허락을 안 해주네.
 
한서:응, 뭐... 그러게. 빵집에서 레토르트 파스타나 먹고 있었는데 습격을 하고 말야.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그리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일회용 포크 근처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주원:(한서 슥 자기 쪽으로 데리고 온다.) 괜히 더 엮이기 전에 어서 가자.
 
한서: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파스타 먹다가 이상한 걸 봐서.
너도 봤지? 그 속보.
 
주원:아, 응. ...공개 처형식에 관한 거?
 
한서:... 응, 그거. 우릴 불러들이려는 목적이겠지만...
AOC로 돌아가야 해.
 
주원:돌아가지 않는다면... (말 뚝 끊는다.)
...그래, 그러는 게 맞겠지.
 
한서:카트린, 에보니, 앨릭… 전부 우리 때문에 죽게 할 수는 없어. 알잖아? 그 사람들은 죄가 없으니까.
……사실, 별로 안면은 없지만.
식사는커녕 인사도 해본 적 없지만….
아무튼.
 
주원:그래도, 네 말대로 죄 없는 사람들이니까.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한서:... 응. 우리를 겨냥할 함정일 확률이 높겠지만.
이건 아니야.
최소한 내가 믿는 정의는 사람을 위한 정의니까, 잘못된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아.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할 수 없어.
너도 그렇지?
 
주원:(작게 고개 끄덕인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건 그저 회피밖에 안 되니까.
차라리 깔끔하게 해결하는 쪽이 나을 거야. ... 우리니까, 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고? (어깨 으쓱.)
 
한서:그렇지, 우리니까... 할 수 있을 거야. 해야만 하고.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갈 수는 없잖아? 일단 숙소로 돌아갈까.
 
주원:응, 어서 준비 시작하자.
 
두 사람은 숙소로 돌아갑니다.
 
한서는 옷장 구석에서 라이플과 군용 단검을 꺼냅니다.
 
그러니까, AOC에서 쓰던 것들 말이에요.
 
한서:혹시나 해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쓸 일이 생기네.
 
주원:그러게, 엄청 오랜만에 본다, 그거.
 
한서:응, 라이플은... (음.) 탄환이 없긴 한데.
위장용이니까 상관없으려나. 하나씩 챙기자. 그리고...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서는
 
옷장 한구석에서 방치된 AOC의 군복을 꺼냅니다.
 
AOC에 잠입할 예정이라면 이보다 좋은 작업복도 없겠죠.
 
한서:이것도 오랜만이지? (주원 몫 건네주고는 제 몫의 군복 들었다.)
 
주원:추억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한 것들이지만. (한서가 건네준 것 받더니 만지작거린다.)
 
한서:그래도, 나랑 같이 있었을 때의 기억들은 추억이라고 부를 만하지 않나. (그리 말하며 고개 슬 기울였고.)
 
주원:아, 그건 물론이고.
너 아니었으면 진작 뛰쳐나왔을 걸.
 
한서:말은 잘해요.
아무튼, 빨리 옷이나 갈아입어. (군복 들고 옆 방으로 쏙 들어갔다.)
 
서스펜더를 조이고 조끼를 여민 뒤 거울을 보면,
 
1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그 모든 사건이 있었음에도
 
당신은 정의를 추구합니다.
 
아니,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걸지도 모르죠.
 
한서:준비 다 됐어?
(군복 입고 한 손에 총 든 채로.)
 
주원:(목소리 들리자 뒤 돌아본다.) 응, 물론. 다 됐으면 출발하면 되나.
 
한서:아무래도 그렇지? 갈까.
 
주원:(심호흡 한 번 하더니 고개 끄덕.)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안전지대의 치안은 AOC가 담당합니다.
 
.
 
밖으로 나서는 걸음은
 
새하얗게 쌓인 눈 위로
 
묵직하고 정갈한 발자국을 남깁니다.
 
숨을 들이마시면
 
여전히 폐의 깊은 부분까지 얼어붙는 듯한 추위,
 
안전지대의 겨울은 매섭습니다.
 
날카로운 눈보라가 휘몰아칩니다.
 
신뢰감 넘치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그에 따라 휘날립니다.
 
회색 세계에 걸맞은 회색 건물,
 
그리고 청색 유리창,
 
정의와 안전의 상징인 특수 부대 AOC,
 
이제는
 
익숙하고,
 
지겹고,
 
끔찍한
 
당신의 예전 직장입니다.
 
몇 번의 추적자가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이곳으로 돌아오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주원과 한서는 이곳까지 어떻게 왔나요?
 
억울하게 누명을 쓴 동료들을 구하겠다고 다짐했나요,
 
아니면 자백하고자 하는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찾아왔나요?
 
주원:(글쎄, 죄 없는 동료들을 구해내겠다는 마음.)
 
그래요,
 
질문을 바꿔볼까요.
 
각오는 되어 있나요?
 
주원:(-물론. 총을 손에 다시 쥔 순간부터 각오는 이미 되어 있었어.)
 
... 그래요.
 
그러면,
 
어떻게 갈 예정인가요?
 
당당하게 정문으로 향할 수도 있고,
 
은밀하게 잠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원:(이왕이면 잠입하는 쪽으로 가고 싶은데.)
 
둘은 은밀하게 잠입하는 쪽을 택합니다.
 
길 안내는 한서가 앞장섭니다.
 
알려지지 않은 루트를 예전에 파악해뒀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면서요.
 
한서:특별히 대단한 길은 아니지만, 허를 찌를 수는 있겠지...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우리한테는 그거면 충분해.
 
한서가 주원에게 묻습니다.
 
한서:기는 쪽이 좋아, 나는 쪽이 좋아?
 
주원:...나는 쪽은 뭐지?
 
한서:오케이, 나는 쪽!
 
그렇게 말한 한서는,
 
주원을 끌고 어디론가로 걸어갑니다.
 
...
 
AOC 본부 근처,
 
옆 건물로 올라선 뒤에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 길이야말로...
 
무식하고 저돌적인 침입의 극치라는 사실을요.
 
아무도 한서에게 인간은 날 수 없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던가요?
 
안전장치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의심스러운 장치를 주원의 조끼에 묶으며
 
한서는 당신을 안심시킵니다.
 
한서:괜찮아, 아직은 한 명밖에 안 떨어졌대.
 
그리곤 조용히 중얼거립니다.
 
한서:실사용자는 3명이라고 들은 것 같긴 하지만...
 
태클을 걸 틈도 없이,
 
한서는 주원을 안고 뛰어내립니다.
 
어느새 반대편 건물에 고정해두었던 건지,
 
두 사람을 지탱한 와이어에 의지한 채 호를 그리며 날아갑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에 걸쳐 건물 외벽을 밟고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했을 때,
 
아까보다 한층 더 날 선 겨울바람이
 
매몰차게 얼굴을 때립니다.
 
휘날리는 앞머리 사이로 드러난 한서의 두 눈은
 
근래의 1년 중 제일 반짝이고 있습니다.
 
한서:어쩌면 줄곧 이런 날이 다시 오길 기다렸는지도 몰라.
 
당신을 안은 채 옥상으로 일절 충격 없이 가볍게 착지한 그는 가볍게 덧붙입니다.
 
한서:나쁜 사건이 아니라, 너랑 같이 싸우는 거. 좋아하거든.
 
찡그리듯 웃으면서요.
 
허공으로 떠올랐다 가라앉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흐트러지며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한서는 주원의 조끼에 걸린 와이어 고리를 풀어주곤 그대로 등을 돌립니다.
 
이곳은 AOC 건물의 옥상입니다.
 
그런데, 목적지는요?
 
한서:최상층으로 가야 해.
인질이 어디에 갇혀있는지도 모르잖아. 무턱대고 인질을 찾다가 들켜서 습격당하는 것보다... 이참에 다시는 이러지 못하게 수뇌부와 담판을 짓는 게 낫겠지.
 
주원:네 말이 맞아. 우리 둘, 인원이 적기도 하니까 수뇌부를 노리는 편이 더 효율적일 것 같기도 하고.
 
한서:응, 어차피 어디로 가도 CCTV가 있긴 할 테지만...
어떻게든 해야 하지 않겠어. 어차피 옥상이니까 최상층 가깝잖아? (그리 말하며 가볍게 손 잡아끌곤 앞서 걸어간다.)
 
주원:(얌전히 한서 따라간다.)
 
주원과 한서가 최상층에 도달하면,
 
한서는 주원을 뒤로 한 채 앞장섭니다.
 
몇 발자국 걷던 그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합니다.
 
그저 돌입할 생각뿐이었는데,
 
소강당 문이 살짝 열려 있습니다.
 
주원:(열린 문 틈 사이 들여다본다.)
 
그 안을 본다면….
 
소강당 안에는,
 
AOC의 전투복을 입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열을 맞춰 정면을 보고 있습니다.
 
각 잡힌 자세와 특수한 제복,
 
분명 주원과 한서가 입고 있는 특별 제작 군복입니다.
 
문득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들은 전부 당신과 같은 최강의 인류들이라는 사실을요.
 
총 100구역으로 나누어진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200명의 특수 부대원,
 
언제나 2인 1조로 행동하며,
 
하나하나가 일당백인 최대 전력이라고 할 수 있죠.
 
평소에는 크리쳐와의 공방으로 바빠서 모일 일이 전혀 없는데,
 
어쩐 일로 한 곳에 모인 걸까요?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바쁘게 눈을 움직이던 당신은 군인 중 한명이 딴짓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한 손을 뒤로 한 채 휴대폰으로 스도쿠를 하고 있네요.
 
과연 딴짓의 솜씨마저 최강입니다.
 
...
 
그런 그들의 앞으로,
 
뒷짐을 진 사람이 걸어 올라갑니다.
 
창백한 인상의 남자가 탁상 위에 놓인 마이크를 고쳐 잡자,
 
거슬리는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AOC의 최고 권력자,
 
소장입니다.
 
주원: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언제나처럼 딱딱한 표정입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소장: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이번 처형식에 관해서는 다들 보도를 통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저지른 행위가 다름 아닌 안전 지대의 정부에 반하는 테러나 마찬가지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고자 극단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소장은 연설하는 내내 어쩐지 자꾸만 땀을 흘리며,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냅니다.
 
누군가가 질문합니다.
 
군인: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일반 부대에게 맡기고 중심부로 전원 집합할 만큼의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층부에서는 대규모 폭동이라도 일어나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소장은 다시 한번 땀을 훔치곤 마이크를 고쳐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번 바닥으로 추락한 마이크가 또 요란한 소리를 빚어냅니다.
 
그는 벌벌 떠는 손으로 마이크를 탁상 위에 올리곤 말합니다.
 
소장: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요즘 안전지대 정부의 대 크리쳐 정책에 반항심을 품은 불순한 단체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최강의 인류인 여러분을 선보이는 것으로 위기감을 줄일 시기입니다.
이번 처형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주목할 것이고, AOC와 정부의 힘을 보여줄 좋은 기회입니다.
 
소장은 말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의심하지 마십시오, AOC야말로 정의입니다."
 
마지막 말만큼은 기묘할 정도로 확고하게 들렸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소장은,
 
전원 AOC 본부 전체를 돌며 반란 분자가 잠입하지 않았는지 순찰할 것을 명한 뒤 자리를 뜹니다.
 
소강당의 문이 열리기 전,
 
한서는 주원을 잡아당겨 잠시 몸을 숨겼다
 
빠져나오는 군복 무리들 틈에 섞입니다.
 
낯선 얼굴도,
 
낯익은 얼굴도 보입니다.
 
한서는 주원에게 낮게 속삭입니다.
 
한서:작전 변경. 역시 말이 통할 상대가 아냐.
이 기관의 상층부는 어딘가 미쳐 있어. 죽여버린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걸...
그런 예감이 들어.
 
주원 역시 이 말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야,
 
당신의 날카로운 감 역시 한서의 말에 동의하고 있으니까요.
 
한서:인질을 찾자.
 
명료한 목소리는 당신을 이끕니다.
 
한서:군복을 입고 온 게 답이었네. 이 건물 CCTV의 화질로는 우리의 얼굴을 구별할 수 없을 거야.
 
주원:그러게. 버리지 않고 놔둔 게 다행이었어.
 
한서:응, 튀지 않으려면... 다른 대원들처럼 순찰을 돌면 되겠어.
 
주원:응, 그러면 인질을 찾는 것도 수월하겠지.
 
한서:그래... 그리고, 얼굴이 들키면 안 되니까. (턱에 걸친 마스크 끝까지 올려 쓰고는 주원 바라본다.) 이렇게 할까.
 
주원:하하, 아주 연예인이라도 된 것 같고 그러네. (이내 한서 따라서 얼굴 가린다.)
 
두 사람은 다른 대원들처럼 AOC 본부의 순찰을 시작합니다.
 
광기 어린 연설에 질려버린 자도,
 
감화된 자도 있지만,
 
입까지 올린 AOC 마스크 덕분에 주원과 한서의 얼굴을 알아보는 대원들은 없습니다.
 
닮았다고 생각되더라도 금방 털어버리겠죠,
 
당신들은 대외적으로 1년 전에 죽은 사람들이니까요.
 
AOC의 건물은 최상층을 제외하면 총 36층이 있습니다.
 
KP:4d36을 굴려봅시다.
 
주원:58
 
KP:( 14 + 2 + 9 + 33 ) 이네요.
최상층에서부터 33-14-9-2층 순으로 순찰합니다.
 
주원:(33층으로 향한다.)
 
33층으로 이동하던 두 사람은
 
한 대원을 마주칩니다.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오고 있었던 것인지,
 
그 대원은 올라오며 둘을 보고는 인사합니다.
 
AOC 대원:고생 많으십니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주원:(...) 순찰하라는 명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에 따라서 내려오다 보니.
 
AOC 대원:그렇죠, 예... 상관의 명령이니 일단 따르는 수밖에 없지만, 이런 정의를 따르기 위해서 들어온 건 아니었단 말이죠. 가끔 회의감이 들곤 합니다.
제가 지켜야 하는 건 무엇이고, 제가 지금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 건지...
... 아, 별 얘기를 다 하네요. 마저 순찰해 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대원은 그렇게 말하곤 올라갑니다.
 
33층에 도착하자,
 
상관:뭐 하는 거야? 여태 무기도 안 챙기고 있다니.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지나가던 상관이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두 사람에게 탄환이 가득한 총을 넘겨줍니다.
 
당신과 한서에게 익숙한 대 크리쳐 살상탄과 라이플이지만,
 
소장의 연설에 따르면 상대는 사람 아닌가요?
 
대 크리쳐 살상탄의 위력은 확실히 대단하지만,
 
절대 대인용은 아닙니다.
 
사람의 행동은 계산으로 쫓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AOC의 낌새가 이상하다,
 
말로 내뱉지 않아도 한서 역시 위화감을 눈치챈 듯 경각심을 뾰족하게 올립니다.
 
주원과 한서가 이야기를 나누며 복도 모퉁이를 도는 순간,
 
크리쳐와 마주칩니다.
 
전투가 발생합니다!
 
예? 여기서요? 갑자기요?
 
당황스럽겠지만,
 
AOC 본부 한복판에서 크리쳐와의 전투입니다.
 
주원:(크리쳐가 왜 여기에?)
 
소리를 들은 다른 대원들의 지원이 올 법도 한데,
 
오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침입한 걸까요?
 
혼란스러운 와중 주원은 깨닫습니다.
 
이 크리쳐, 처음 보는 형태입니다.
 
주원:(상급?)
 
한서:... 위험할지도 모르겠네.
 
주원:AOC도 이젠~... 막장이구만?
(철컥, 소리와 함께 총 장전한다.)
 
거대한 젤리에 달린 진홍색 촉수를 꾸물거리며 괴물 32체와 조우합니다.
 
KP:순서는 주원-한서-크리쳐로 진행합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 CREA-GRRR!!! -2- 전투 특수 룰
주원을 향해 들어오는 모든 공격은 한서가 대신 맞습니다.
한서에게 들어오는 공격은 주원에게 넘기지 않습니다.
 
KP:한서는 hp가 0이 되면 사망하지만, 1ROUND 후 부활합니다.
 
KP:무엇을 하나요?
 
주원:평화롭게 살고 싶었다는 바람은 대체 언제 이뤄지는 건지. (찰나의 시간 크리쳐 무리 훑더니, 가장 밀집해있는 곳으로 조준한 후 방아쇠 당긴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1
(아직 감 안 죽었지? 브이한다.)
 
총구에서 갈라져 나온 총알은 크리쳐 11마리를 동시에 꿰뚫습니다.
 
현재 잔여 에너미 21
 
한서:그 바람, 이뤄질 수가 있긴 한 거야? 뭐... 그때가 되면 같이 바다나 갈까. (그런 상상 하며 방아쇠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13
 
역시 잡생각은 하면 안 됩니다.
 
긴장한 건지, 타이밍을 잘못 맞춘 건지.
 
다른 곳을 향해 쏘아져 나가는 탄환입니다.
 
무지성의 별의 흡혈귀:
비무장
기준치: 25/12/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방금 전 쏘아진 탄환에 주의라도 분산된 것인지,
 
크리쳐의 촉수 역시 엉뚱한 곳을 향합니다.
 
ROUND 2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바다, 좋지. 그러려면 얼른 이 일을 끝내야 하겠지만. (웃음소리 내더니 방금 전 자신들 공격하려 했던 크리쳐 향해서 탄환 발사한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오늘따라 집중이 잘 안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무기를 잡아서 그런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네요.
 
한서:... 역시 그렇겠지, 빨리 끝내자. (제발!) (방아쇠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7
 
정확하게 계산된 각도에 총알을 박아넣습니다.
 
크리쳐 17마리가 쓰러집니다.
 
현재 잔여 에너미 4
 
무지성의 별의 흡혈귀:
비무장
기준치: 25/12/5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주원:(상급 맞아?)
 
촉수는 두 사람을 빗겨갑니다.
 
...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ROUND 3
 
KP:무엇을 하나요?
 
주원:크리쳐 상태가 영 이상한데. (슬슬 끝낼 때도 되지 않았나? 다시 한 번 집중하곤 몇 초의 정적 후 방아쇠 당긴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탕,
 
탄환이 공기를 가르고 날아가 박힙니다.
 
주원이 남은 크리쳐를 말끔하게 처리합니다.
 
한서:크리쳐... 인가, 이게?
 
주원:처음 보는 형태인데 말이지.
...그리고, 사람들은 대체 왜 안 오는 거야? 이쯤되면 달려올 법도 한데.
 
한서:그러게, 잘 모르겠는데... AOC가 난장판인가.
 
KP: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음)
 
잘 모르겠네요.
 
일단... 크리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은 아니지만 크리쳐 역시 아닌 것,
 
이들의 정체는 도대체….
 
한서:뭔가 알겠어?
 
주원:아무래도 크리쳐는 아닌 것 같네. 정확한 건... 더 알아봐야 하겠지만.
 
한서:그래, 지금 알아보기는... 쉽지 않겠지.
크리쳐가 아닌 괴생명체가 여기 있는 이유를 모르겠네. (그리 말하며 미간 살짝 찌푸렸을까.) ... 내려갈까.
 
주원:...뭔가, 많은 게 바뀐 것 같네. 내려가자.
(14층으로 한서 이끌고 내려간다.)
 
두 사람은 몇 층을 내려가,
 
14층에 도착합니다.
 
그 때,
 
AOC 곳곳에서 발포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따라 내려오자,
 
두 사람은 총을 든 세 명의 대원과 마주합니다.
 
...
 
아니, 이걸 마주했다고 해야 할까요.
 
그중 한 명은 이미 명을 다해 뒹굴고 있으며,
 
한 명은 도망치는 중이고,
 
남은 한 명은 이미 전투 불능 상태입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살아남은 대원의 배에 주둥이를 대고 쩝쩝거리던 괴물이 고개를 듭니다.
 
당신을 본 대원이 손을 뻗습니다.
 
'구해줘.'
 
입이 벙긋거립니다.
 
에너미와 마주칩니다.
 
전투가 발생합니다!
 
당황스럽겠지만, AOC 본부 한복판에서 크리쳐와의 전투입니다.
 
주원:하하... ... 어째 건물 밖보다 AOC 본부 안이 더 위험한 것 같은데?
 
한서:그러게, 여기가 위험하다면... (목소리 낮춰 주원에게만 들리게 소곤댄다.) 인질들의 안전도 언제까지 보장될 수 있을지 몰라.
서둘러야겠지?
 
그래요, 서두릅시다.
 
앞선 전투와 이 상황을 미루어 보면 알아차릴 수밖에 없겠네요.
 
곳곳에 이상한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대원들 역시 전투 중이라는 것을요.
 
KP:전투가 시작됩니다.
 
미끄럽고 비늘로 된 회록색 몸통을 가진 에너미는 물고기와 인간을 섞어놓은 것처럼 생겼습니다.
 
흉측한 물갈퀴를 지닌 괴물 47마리가 공허한 두 눈동자로 이쪽을 바라봅니다.
 
ROUND 1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빠르게 가지.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괴물 무리 향해서 방아쇠 당긴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6
 
주원이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6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습니다.
 
현재 잔여 에너미 31
 
한서:그래,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까. (찰칵, 소리와 함께 방아쇠 당긴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0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습니다.
 
탄환은 정직하여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크리쳐 20마리가 쓰러집니다.
 
현재 잔여 에너미 11
 
무지성의 심해인:
비무장
기준치: 25/12/5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
 
크리쳐의 공격은 한서를 향합니다.
 
한서:... (몸 굴려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49/24/9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서가 피하려고 시도해 보지만,
 
크리쳐가 더 빨랐습니다.
 
크리쳐는 한서의 왼팔을 강하게 후려칩니다.
 
KP:한서, 체력 3 감소
 
ROUND 2
 
KP:무엇을 하나요?
 
주원:...한서야! (-반사적으로 총구는 한서를 공격한 크리쳐의 중심부로 향한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는 건 정말 순간의 일.)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3
 
파트너의 부상에 흥분할 법도 하건만,
 
화가 날수록 머리는 차가워집니다.
 
이성을 유지한 채 방아쇠 당기자,
 
탄환은 여지없이 적을 향하고.
 
딛고 선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의 잔해만이 가득합니다.
 
주원:한서야, 괜찮아? (크리쳐 쪽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바로 달려와 상태 살핀다.)
 
한서:응, 괜찮아. 아마도... (왼팔 문질렀다.) 그보다, 사람들이. (주변 둘러봤을까.)
 
주변에는 시체가 널려 있습니다.
 
크리쳐들의 시체와 대원들의 시체가요.
 
처참합니다.
 
홀로 살아남은 대원 역시
 
그 사이에 숨이 끊어진 모양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같은 AOC,
 
같은 최강의 이름을 지녔다고 해서
 
두 사람과 같은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요.
 
크리쳐가 아닌 이상 더욱 그렇겠죠.
 
...
 
잔혹한 일이지만 살상탄의 보급이 가능합니다.
 
한서:... 왜 그래, 진짜 괜찮다니까. (자신 살피는 주원에게 가볍게 웃어 보이고는.)
이렇게 된 김에... 탄창이나 교체하고 갈까. 넉넉할수록 좋을 테니까. (죽은 대원들이 들고 있던 총으로 시선 향한다.)
 
주원:... 그러는 편이 좋을지도. (내키지는 않지만... ... 대원들의 총 집어 탄창 살핀다.)
 
대원들의 탄창은 둘의 것보다 넉넉합니다.
 
그야, 주원과 한서는 지금이 첫 전투가 아니니까요.
 
둘은 탄창을 교체하고, 걸음을 옮깁니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9층에 들어섭니다.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 한 번 더?
 
주원:(눈 비비다...)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음?
 
주원은 복도에 그려진 해괴한 문양과 그림을 발견합니다.
 
주원:한서야, 저거 보여? 이상한 게 그려져 있어.
 
한서:... 그러게, 저게 뭐지...
이어지고 있는 건가. 저쪽으로? (중심부 가리켰다.)
 
주원:(가리키는 쪽 따라 시선 이동한다.)...가볼까?
 
한서:그래,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가자. (주원 손 잡고는 앞장서 걸었다.)
 
주원과 한서가 문양을 따라 주변을 순찰하다 중심부의 호실로 들어가자
 
사무실 전체를 사용해 빼곡하게 그려진 주문진을 발견합니다.
 
주원: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1 감소합니다.
 
이어서,
 
주원: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대단한 기운의 흐름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마력이라고 불리는 것 말이에요.
 
원의 중심에는 네모난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주원:이건... 또 뭐지. (네모난 상자 자세히 살펴 본다.)
 
보기만 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원:(열어 본다..........)
 
주원이 상자를 열려고 하자,
 
주문이 흐트러지는 낌새가 보이며
 
바닥이나 천장에서 촉수,
 
혹은 정체 모를 관절이 튀어나옵니다.
 
주원:(허?) 대체 이런 게 왜 사무실 안에 있는 건데.
 
한서:... 그러니까, 이게... (불길한 기운에 주원이 열려는 상자 뚜껑 다시 닫고는 손 뗐다.)
 
상자를 제자리에 두자 촉수는 도로 사라집니다.
 
한서:이게 뭐지.
 
주원:그러게. ...보면 안 될 걸 본 것 같은데. 크리쳐랑 관련이라도 있는 건가.
 
한서:그럴지도 모르겠어. 저런 건, 들어 본 적도 없지만...
 
이 진에서는 위화감이 가득합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주원:(위화감 뒤로 한 채 가까이 가서 살펴본다.)
 
주원이 가까이 가서 살펴보면,
 
진의 글씨가 전부 거꾸로 적혀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주원: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한 번 더!
 
주원: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
 
거꾸로 쓴 글씨로 만든 부적이나 마법진이 의미하는 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으로서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것과 별개로,
 
아무리 생각해도 일개 개인이 준비하기엔 사전 준비의 규모가 너무 큽니다.
 
그렇다면 AOC 측에서?
 
…소환은 AOC가 저지른 짓이 아닌가요?
 
도대체 이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주원: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주원은 다시 한 번 마력의 흐름을 느끼고
 
해당 층에 무언가 숨겨진 게 있다는 직감을 받습니다.
 
지금 당장 알아낼 수는 없지만요.
 
둘은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갑니다.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2층입니다.
 
상관:이 층은 순찰할 필요 없다.
 
주원과 한서가 진입하자,
 
낯선 상관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주원:...어째서입니까?
 
상관:이미 순찰이 끝났기 때문이다. 굳이 다시 순찰할 필요 없다.
 
한서:(주원에게 소곤)... 뭔가 수상한데.
 
주원:....그러게. 숨기는 거라도 있는 걸까.
 
상관:안 들리나? 그럴 필요 없으니 돌아가도록.
 
주원:(어떻게 할까...)
저희도 상부에서 받은 명이 있어서요. 정말 잠깐만 둘러보고 나오겠습니다.
 
상관:그럴 필요 없다고 분명 말했을 텐데. 명령 불복종으로 처벌받고 싶지 않다면 위층으로 돌아가라.
 
한서:... (안 비킬 것 같지. 차라리 물러나고 잠입하는 쪽이 나으려나?)
 
주원:(고개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그럼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상관은 버티고 서 있습니다.
 
한서:(고개 꾸벅 인사하고는... 주원 끌고 계단으로 돌아간다.)
... 어떻게 할까.
 
주원:...잠입할 수 있는 곳이 있으려나?
통로가... (주변 살펴본다.)
 
한 층 위로 올라가면 창문을 통해 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요?
 
주원:(오.) 한서야, 올라갔다가 창문으로 들어가볼까?
 
한서:그거... 괜찮은 아이디어일지도.
창문 쪽을 지키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그럼 일단 3층으로 가 볼까...
 
주원:(조심히 계단 올라 3층으로 향한다.)
 
주원과 한서는 한 층 위로 올라가,
 
창문을 통해 벽과 배관을 타고 내려갑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거미 인간처럼 날아다니며 잠입하는 것보단 훨씬 쉽지 않을까요?
 
주원: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다행히 창문은 열려 있습니다.
 
둘은 가볍게 진입 성공합니다.
 
한서:운이... 좋았네. 원래 낮은 층은 잠가 두지 않았던가?
 
주원:그러게. 하늘이 우리를 도우려나. (이런 농담이나 한다.)
 
한서:응, 그랬으면 좋겠는데. (주변 살펴본다.)
 
본래 이 층은 전부 사무용으로 사용했을 텐데,
 
지금은 모든 호실의 불이 꺼져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전부 잠겨 있고요.
 
둘은 이곳 역시 9층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진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구석구석에 주문의 흔적 역시 보입니다.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9층에서, 진의 중심부에 사용된 것은 기이한 아티팩트였습니다.
 
자세한 내용물을 확인하진 못했지만,
 
분명 상식적인 물건이 아니었죠.
 
2층에도 진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특별한 무언가가 중심에 있지 않을까요?
 
2층의 대략적인 구조도는 머리에 있습니다.
 
중심부에 있는 장소는 204호 사무실입니다.
 
주원:(204호 사무실로 진입한다.)
 
204호는 잠겨 있습니다.
 
한서:... 이거 원래 ID카드로 출입하는 거 아냐?
그 상관이 가지고 있으려나... (잠금장치 빤히...)
 
주원:(잠금장치 부숴? 본다....)
 
주원: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주원은 깔끔하게 잠금장치를 뜯어냅니다.
 
한서:... 이거 원래 뜯어지는 건가?
 
주원:....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들어가자.
 
한서:그래, 들어가자. (주원 어깨 가볍게 툭툭 쳤다.) 잘했어~
 
둘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무실 안은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으며,
 
안에 있던 데스크 및 설비들이 전부 비워진 상태입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손목과 발목이 묶인 채로 쓰러진 사람들입니다.
 
쓰러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아까 본 것과 같은 거꾸로 적힌 주문진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이제 기억나네요.
 
거꾸로 쓴 글씨로 만든 부적이나 마법진은 '역주문'으로,
 
불러들이는 쪽이 아닌 쫓아내는 쪽에 가깝다는 정보를 떠올립니다.
 
그나저나 쓰러진 사람들은,
 
정신을 잃은 AOC 대원들입니다.
 
오늘 자정 처형이 예고된 당신과 한서의 동료들로,
 
무고한 최강의 인질이네요.
 
목숨은 붙어있지만 계속해서 상태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9층 주문진의 중심에 있던 것은 마력이 가득한 아이템이었으나,
 
2층의 중심에는 최강의 인류들이 그것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중심에서 끌어내지 않으면 계속해서 마력을 빼앗겨 사망할지도 몰라요.
 
주원:....! (즉시 인질에게로 다가가 인질 당겨 낸다.)
 
주원이 대원들을 중앙에서 끌어낸다면,
 
또다시 해당 호실에 괴물들이 소환됩니다.
 
마력 공급을 끊으면 대원 중 하나는 정신을 차리지만,
 
당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사색이 되어 소리칩니다.
 
AOC 대원:어째서 여기까지 온거야, 이건 함정이라고!
 
잠깐,
 
괴물들이 소환되지만 전투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투 태세를 위해 한서가 문을 등지고 라이플을 고쳐쥐는 순간,
 
그리고 대원이 외치는 순간,
 
여러분에게 달려들던 괴물들의 머리가 일제히 터집니다.
 
그 파괴력,
 
탄환 특유의 굉음,
 
분명히 대 크리쳐 살상탄입니다!
 
반사적으로 돌아본 여러분들의 맞은편,
 
사무실의 문가에는 AOC 제복을 입은 여섯 명의 대원들이 라이플을 든 채 서 있습니다.
 
아, 지원인가요?
 
안도감으로 인해 생긴 느슨한 1초,
 
그 틈새를 놓치지 않고 탄환은 다시 한번 찾아옵니다.
 
여섯 명의 대원들이 일제히 총을 겨누고 발포합니다.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주변으로 또다시 붉은 액체가 튑니다.
 
어쩐지 익숙한 상황이지 않나요?
 
누군가의 세상이 한 바퀴 돌고,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펼쳐집니다.
 
가슴을 꿰뚫린 한서가 주저앉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붉은 선혈을 머금은 입가가 오므려지고 펴지며 말을 전하려 하지만,
 
치미는 혈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냅니다.
 
그와 동시에,
 
쿵!!
 
204호 사무실 문가에 두꺼운 철책이 연달아 3개나 내려옵니다.
 
주원은 혼란스러운 상황,
 
그리고 요란한 소리에 정신이 팔려
 
저항 한 번 하지 못한 채로 갇혀버립니다.
 
6명의 대원 앞에 나타난 소장이 철책의 틈 사이로 여러분을 보고 있습니다.
 
그는 라이플로 한서를 겨누고 있습니다.
 
소장의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명백한 공포,
 
그리고 혐오입니다.
 
도로 한서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습니다.
 
소장은 라이플을 내린 뒤
 
철책을 한 번 걷어차곤 등 뒤의 대원들을 향해 돌아봅니다.
 
소장:먹잇감을 문 건 둘 뿐인가요.
뭐, 됐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함구해주세요.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당장 목숨은 보전해드리겠지만, AOC 전원은 자정까지 이곳에 있어 줘야겠습니다.
 
주원:하... .... ........ (한서의 상태 확인한다.)
 
눈을 반 정도 내리깐 채 그대로 사망했습니다.
 
뚫려버린 가슴께에선 여전히 분수처럼 피가 샘솟고 있습니다.
 
근래 이렇게 끔찍하게 죽어버린 적이 있던가요,
 
동료의 시체를 본 주원,
 
주원: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성치 1 감소합니다.
 
주원:(이내 소장에게로 시선 향한다.)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그는 여전히 식은땀을 흘리며 안절부절 행동합니다.
 
당신이 말을 걸자 크게 겁먹은 기색을 보일 뿐,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진 않습니다.
 
한서를 죽인 것에 관해 힐난하자,
 
소장:... 어차피 크리쳐잖습니까? AOC의 소장이 크리쳐를 죽인 게 무엇이 문제입니까?
 
라는 태도로 일관합니다.
 
아무리 한서와 주원이 진실을 알고 있다 해도,
 
AOC가 관여한 직접적 증거가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는 그렇게 말하겠죠.
 
주원:그런 짓을 해 놓고, 뻔뻔하기는... ...
 
소장:... 됐어, 어차피 할 수 있는 것도 없을 테니...
 
소장은 그렇게 말하며 떠나버립니다.
 
소장이 떠난 뒤 한서의 시체를 지키고 있으면,
 
의식을 되찾은 대원 중 하나가 자초지종을 털어놓습니다.
 
그 이름은 안전 지대의 또 다른 최강자,
 
에보니 그린입니다.
 
에보니 그린:저... 괜찮으신가요.
 
주원:...(어깨만 한 번 으쓱한다.) 그쪽이야말로 괜찮으십니까.
 
에보니 그린:... 네,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설명드릴까요.
주원 씨와 한서 씨, 맞죠? 여러분이 떠날 무렵, 많은 크리쳐 대원들이 탈영을 시도했습니다.
AOC가 저지른 크리쳐 실험의 자세한 내막이 암암리에 밝혀졌거든요.
저 역시 제 파트너에게 있었던 일을 알고 동료들과 함께 소장을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 했습니다. 설마 이런 식으로 모든 걸 덮으려 할 줄은 몰랐지만요.
한순간이었어요, 순식간에 습격당해서 눈을 떠보니 이런 꼴이 되어버렸더라고요.
 
주원:인질들을 데리고 무슨 짓을 한 건지 자세히 알고 계십니까?
 
에보니 그린:대충은...요. 배경부터 설명해야겠네요.
AOC는 과도한 크리쳐 실험으로 인해 인간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분야의 지식과 너무 밀접하게 접촉해버렸어요.
어쩌면 신을 부르기 위한 소환 의식과 연구는 크게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그건 우리에게 신앙을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인기척을 느꼈기에 찾아올 뿐이죠. 존재만으로 안전지대만의 모든 인간들이 멸절하겠지만요.
정부 측에서는 이것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음을 사흘 전에 알게 됐어요. 저지하기엔 이미 늦은 상황이란 것도 알았죠.
그러니 AOC 대원들이 필요했던 거예요.
듣기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더라고요. 아마도 자기들만 살아남기 위해 우릴 방패로 쓰려는 게 아닐까요?
 
에보니 그린:일단, 역주문을 발동하는 아티팩트가 부족해 함정을 설치한 건 확실합니다. 진상을 알아버린 저희를 포함해서, 탈주한 대원들을 이곳으로 소환해 마력을 바치도록 한 거죠.
이대로 여기 갇혀 있으면 마력을 전부 빼앗겨서 죽어버릴 거예요. 아마도요.
... 이런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텐데도, 신을 쫓을 방법은 없으니까요.
제가 알고 있는건 이 정도가 전부예요.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에보니 그린은 말을 끝내자마자, 눈에 초점이 풀리더니 기절합니다.
 
정황상 마력 부족이겠죠.
 
대화를 나눈 뒤에도 한서는 깨어나지 못합니다.
 
상처를 살펴보면 회복이 턱없이 느립니다.
 
아까 한서가 죽을 때 느꼈던 기시감,
 
익숙한 감각입니다.
 
문득, 주원은 1년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어쩌면 한서의 크리쳐로서의 삶도 끝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어떤 절망감,
 
그리고 끔찍한 침묵이 분위기를 잠식할 무렵,
 
철책 너머로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살짝 절뚝이는 걸음걸이,
 
회색 중절모,
 
두꺼운 정장 코트를 걸친 자는 지팡이에 의지한 채 주원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떻게 된 건가 살펴보러 왔는데.
 
외알 안경 속 침침한 눈은
 
더듬더듬 당신의 얼굴을 훑습니다.
 
아픈 다리를 두어 번 주무른 이는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
 
철책 건너편의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주원이 대꾸하지 않아도 꿋꿋하게 말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미고:인간들은 저희 종족을 미고라고 부르더군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들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이런 저라도 부정당할 이유가 없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이 있거든요.
예, 사람이라고 해야겠죠.
저는 인간이 만든 영화를 보고 변했습니다.
스스로 사랑하게 되었고, 부족한 지식이나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미고: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SF 영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말이죠,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흔한 구조, 뻔한 전개, 유치한 연출, B급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위대한 거예요.
비록 이 땅에 정착한 이후 인간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믿고 기대하며 여러분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조차 저를 비웃더군요. 영화 속 이야기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요.
 
미고:그런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할 세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 이야기가 아름다웠던 이유는 기술과 과학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었음에도.
저는 줄곧,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반짝이는 용기를 보여줄 사람을,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리석고 사랑스러운 만용을,
 
미고:다시 한 번 그날의 감동을 제게 보여줄 사람을.
 
철책이 내려간 바닥의 틈새로 무언가 굴러옵니다.
 
작은 쇠붙이들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곧 주원은 새파란 수정 목걸이와 열쇠를 손에 넣습니다.
 
미고:오늘 자정, 소환된 무지성의 신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합니다.
예방 차원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인간들에게 제 말은 역시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거든요.
이곳을 오래오래 사랑했지만 이만 떠나볼까 합니다.
어디에 있든 저는 그날 저를 바꾼 메시지를 잊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작별 선물이에요.
누구에게 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미고:역시 첫 번째 인간 알파인 당신에게 드리는 쪽이 좋을 것 같아서.
 
주원:(말없이 손에 쥔 목걸이와 열쇠 만지작거린다.) ...예, 비록 당신이 감동받았던 그것을 완벽히 재현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미고:뭐든 괜찮습니다. 힘내보시길.
 
미고는 그렇게 말하고 떠납니다.
 
차가운 물체를 손바닥에 쥐면,
 
수정은 희미하게 빛을 발합니다.
 
그 용도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열쇠를 사용하면 철책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원:(열쇠 구멍에 열쇠 넣고 돌린다.)
 
철책의 문이 열립니다.
 
달칵, 소리와 함께.
 
뒤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원:...? (소리의 주인 확인한다.)
 
주원이 뒤를 돌아보면,
 
겨우 회복하고 정신을 차린 한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서:음... 머리야. (바닥에 손 짚고 일어나다가 주원과 눈 마주친다.) 아, 주원아.
 
주원:한서야, ... ...
...미안. 내가 너무 무턱대고 행동했어.
 
한서:네가 왜 사과를 해, 난 괜찮아. (주변 둘러보고는.) 저거 열려 있네. ... 무슨 일 있었어?
 
주원:음, 그러니까... ...설명하자면 조금 긴데.
우리 말고도 크리쳐 실험에 대해 알게 된 사람들이 탈영을 시도했었다나 봐. 하지만 위쪽에서는 그걸 덮으려 했고.
실험을 하도 많이 해서, 건드리면 안 되는 영역까지 건드렸다는 것 같은데... (미간 꾸욱.) 잘 모르겠다. 세계의 멸망 같은 소리까지 들어버려서 혼란스럽네.
 
한서:세계가... 멸망한다고? 그게 무슨 말인지, 잘은 모르겠는데... (일어났는데 이게 무슨.)
아무래도 심각한 일이 생기려나 봐.
... 막으려면 서둘러야 할 텐데, 일단 이 철책을 나가서... 어디로 가야 할까.
 
KP: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주원: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9층에서 지금 있는 층으로 내려오기 전,
 
무언가 숨겨진 게 있는 듯한 마력의 흐름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역주문이 발동된 층수는 두 층뿐,
 
한 층이 함정이었다면
 
나머지 한 층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었을까요.
 
주원:(아,) 한서야, 아까 우리가 지나쳤던 쪽으로 다시 올라가보자.
 
한서:아까 지나쳤던 쪽이라면, 9층?
 
주원:응, 거기.
 
한서:그래, 거기서 이상한 걸 봤었지.
... 올라가 볼까. 아, 잠깐만.
 
한서는 쓰러져 있던 대원들을 깨웁니다.
 
기절한 에보니 그린도 좀 괜찮아졌는지 깨어나네요.
 
구출된 대원들은 다른 대원들에게 위기를 알리기 위해 흩어집니다.
 
한서:(대원들 보낸 다음 주원 쪽으로 달려오고) 됐어, 이러면... 괜찮겠지, (손 탁탁 털고는 주원 손 잡았다.)
9층으로 갈까!
 
주원:(한서와 맞잡은 손에 미약하게 힘 들어간다. 동시에 고개 한 번 끄덕인다.) 응, 가자.
 
주원과 한서는 9층으로 되돌아갑니다.
 
9층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아까 본 괴물들의 소환 빈도는 확고하게 늘었습니다.
 
방금까지도 3차례의 전투가 있었습니다.
 
거듭되는 전투에 두 사람의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력은 흔들립니다.
 
둘은 계속 걸음을 옮겨...
 
마침내 9층에 도달하면,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 한 번 더!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한서: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 뭐가 있나요?
 
복잡한 진의 문양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면...
 
복잡한 진의 문양,
 
약간의 주문,
 
그리고 착시를 교묘하게 이용해 가린,
 
숨겨진 이 공간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탐지 후 주원은
 
심지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사실까지 깨닫습니다.
 
주원:...대체 어디까지 엮여 있는 건지.
 
한서:... 그러니까 말이야...
 
공간을 들어가기 위해선 마력 2을 지불해야 합니다.
 
KP:마력 2 감소합니다.
 
마력 사용에 반응한 듯 수정 목걸이가 푸르게 빛납니다.
 
이 아티팩트 덕분에 이곳을 찾아낼 수 있었군요.
 
다만,
 
평범한 입장은 아닙니다.
 
주원과 한서는 불청객이며,
 
마력을 사용해 공간을 찢고 침입하는 것뿐이니까요.
 
주원:(...더 조심해야겠네.)
 
간신히 침입한 공간은
 
거대한 도서관과도 같습니다.
 
이곳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닌,
 
사이버 데이터로 빼곡한 도서관입니다.
 
수록된 데이터는 어림잡아도
 
테라, 페타, 엑사, 제타, 요타바이트를 넘어선 용량으로,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광경입니다.
 
주원: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주원과 한서는 간신히 상황을 파악합니다.
 
이곳은 하나의 방주입니다.
 
인류 멸망 후 한 조각이라도 더 정보를 남기기 위한….
 
주원은 꽂힌 자료를 무작위로 하나 뽑을 수 있습니다.
 
뽑아 보나요?
 
주원:(뽑아 본다.)
 
KP:정보, 어느 학자의 수기를 획득합니다.
핸드아웃이 제공됩니다.
 
뽑은 자료는 다 읽었으면 원래대로 돌려 둡시다.
 
주원:... ... (원래 있던 곳에 다시 자료 꽂아 둔다.)
 
도서관의 중심에는 수백 명의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정부 요원으로 보이는 한 명의 나이 든 여성만이
 
눈을 감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아이처럼 자고 있나요?
 
아닙니다.
 
그는 눈을 감고 이 어마어마한 정보의 방주를 단신으로 관리하며,
 
계속해서 채워 넣고 있습니다.
 
방주의 관리자:누구신가요?
어른이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아이와 데이터만으로도 방주는 이미 만원이니까요.
 
주원:이곳의 관리자이실까요.
 
방주의 관리자:그렇습니다, 저는 마력으로 운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 방주의 관리자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당신들이 뚫은 구멍을 보수하느라 연산이 밀려서요.
수정을 넘기다니, 도 결국 이곳을 떠났나 보군요.
 
주원:(라면...) 네, 몇 가지 말과 수정을 남겨 두신 채로요.
잘 아는 사이이셨습니까?
 
방주의 관리자:음... 글쎄요. 워낙 비밀스러운 분이셔서.
다른 궁금한 건 없나요? 잠든 아이들이라던가, 이 공간에 대해서.
 
주원:물론, 너무 많아서 곤란할 지경입니다. (주위 한 번 둘러보더니.) 저 아이들은 누구고 왜 여기서 잠들어 있는 겁니까?
 
방주의 관리자:저 아이들은, 각 분야 권위자들의 아이들입니다.
학문, 예술, 정치 등, 분야별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아이를 선별해서 실어두었습니다.
그들은 최후의 인류이자 최초의 인류가 되겠죠.
이 방주에 누구를 실을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썩어버린 정치인들조차 인류의 미래를 위해 제 목숨을 포기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주원:방주라는 건, 세계의 멸망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아니, 애초에 이 공간은 무얼 위해 만들어진 거고요?
 
방주의 관리자:... 아, 여길 알아차리고 들어올 정도라면 이미 아시리라 생각하는데요.
인류 멸망을 예감한 정부와 AOC의 긴급 프로젝트로, 통칭 《인류 생존 작전》의 중심인 방주입니다.
이 세계의 중요 정보, 지식과 문화를 전부 문서화해서 저장해두었습니다.
무지성의 신이 지구를 휩쓸고 멸망시켜도 일부나마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런 곳입니다, 이 방주는.
 
말을 마친 방주의 관리자는
 
잠시 뜸을 들이다 이어나갑니다.
 
방주의 관리자:여러분의 침입을 감지, 제 관리자에게 송신했습니다.
강제 보안 해제로 방주 운용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외부로부터 무작위로 발생한 CCTV 영상 메시지가 1건 있습니다.
 
관리자의 손짓 한 번에
 
인터페이스 위로 화질 나쁜 영상이 재생됩니다.
 
AOC의 수뇌부,
 
그리고 정부 요인들이 둥글게 둘러앉은 회의실이 촬영된 영상입니다.
 
상당히 흐트러진 분위기입니다.
 
어찌나 거센 회의가 오갔는지,
 
어떤 사람의 관자놀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흘이라니,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합니다."
 
"여태 이야기를 귀로 듣긴 들은 겁니까? 방법이 없다니까요."
 
"적어도 이 사실을 아는 자들과 그 가족만큼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조치를,"
 
"안 됩니다. 이번만큼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조용히!"
 
가장 높은 직책으로 보이는 사람이 일어섭니다.
 
"우리는 어찌나 무지한 인간들이었습니까, 후회가 막심합니다. 명예도, 부도, 권력도 재해 앞에서는 다 아무 소용 없는 것을…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 말에 일동, 침묵합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과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을,
 
책임지지 못한 불편한 죄책감을.
 
입을 뗀 자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사흘, 저는 책임지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류에게 저지른 대죄는 속죄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남은 시간 동안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전원, 인류와 함께 죽어주십시오."
 
"적어도 수 천 년의 지식과 가능성의 씨앗을 품은 우리의 아이들만이라도…… 남길 수 있도록."
 
그 말이 끝나자,
 
주원과 한서의 주위로 청색 스파크가 일며 수백 개의 화면이 나타납니다.
 
LOADING.
 
하나하나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영상은 저절로 흘러갑니다.
 
지나치게 많은 화면은 화면 위에 겹쳐지며 또 다른 화면을 만들어내고,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성이 귀를 괴롭힙니다.
 
마지막 영상의 화면은 두 사람의 시야을 꽉 채울 정도로 커집니다.
 
AOC의 옥상,
 
그 위로 검은 번개가 내리치더니 하늘이 개벽합니다.
 
무언가 내려앉고 있습니다.
 
고작 신체 일부가 드러났을 뿐인데도
 
안전지대 하늘의 1/4을 덮습니다.
 
그 이름은 무지성의 신,
 
목도한 것만으로도 미쳐버릴 것 같은 충격적인 공포,
 
인간의 멸망을 예감한 주원은
 
주원: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KP:이성치 2 감소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메시지의 앞에 팝업 메시지가 발생합니다.
 
KP:MISSION: 인류 구원, 핸드아웃이 지급됩니다.
 
인간이 감히 생존할 인간의 기준을 제단하고 정하는 것만큼 오만한 일이 있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한서:... 맞서 싸우기를, 다른 사람들을 포기하고,
방주에 타서 선택된 아이들을 지키는 게 인류 구원이라고?
... 아닌 것 같은데. (주원 마주봤다.) 어떻게 생각해.
 
주원:아니, 그런 건 인류 구원이라 말할 수도 없어. 분명 최선의 방법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실시했겠지만⋯
...글쎄.
나는 동의 못 하겠네.
 
한서: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너라면. (눈 마주하고 생긋 웃었을까.)
내가 할 말은 1년 전과 같아.
비록 그 끝에 있는 게 좋은 결말이 아니더라고 해도,
난 그저 맡은 바를 다할 뿐이야.
너는 어때? 이번에도 함께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
 
주원:(다시금 시선 내려 한서와 눈 맞춘다.) 나 또한.
내 옆에 네가 있어준다면야,
두려울 것도, 망설일 것도 없어.
 
한서:그래, 그렇다면...
맞서 싸우러 가 볼까.
 
주원과 한서가 방주 탑승을 거절하면,
 
관리자는 무표정으로 말합니다.
 
방주의 관리자:주원, 한서 님의 신체 능력, 그리고 적의 능력을 대조했을 때,
승률은 0.000194%입니다. 생명 부지를 위해 가지 않는 쪽을 권장합니다.
 
어떻게 대답해도 관리자는 '수치'에 기대 판단을 내리는 기계일 뿐입니다.
 
말을 듣고 생각이 바뀌진 않았나요?
 
충분한 각오는 되어 있나요?
 
주원:(수치 같은 것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테지⋯)
가야만 합니다, 우리는. ⋯길을 내어주시죠.
 
주원과 한서의 의지가 굳세다면,
 
그는 결국 고개를 끄덕이곤 문을 만들어줍니다.
 
방주의 관리자:무운을. (고개 끄덕여 인사한다.)
 
한서:... 갈까.
(그리 말하며 손 내밀었다.)
 
주원:(자신 앞에 내밀어진 손 잡는다. 아주 당연한 일이라는 듯.)
 
방주에서 빠져나온 두 사람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남은 시각은 10분 남짓,
 
거대한 신이 AOC 위에 완전히 착륙하면 그땐 모든 게 늦습니다.
 
모든 것들이 진절머리 나도록 싫어졌음에도
 
이 도시를 지키고자 했다면,
 
당신의 머리는 가장 빠르게 회전합니다.
 
최속으로 '그것'에게 닿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하던 그때,
 
창밖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헬기를 운전 중인 에보니와
 
그 파트너, 나타샤입니다.
 
둘 다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헬기의 사다리를 창가 쪽으로 던집니다.
 
에보니 그린:저쪽으로 가려는 거죠? 근처까지 데려다줄게요.
 
주원:(반가운 얼굴이라도 본 양 표정 밝아진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찰나였다만.) —감사합니다.
 
나타샤 폴 블레인:우리는 지금부터 근처 시민들을 대피시킬 거예요. 끝나는 대로 도우러 오겠습니다.
 
에보니 그린:그러니까... 그때까지 이곳을 부탁해도 될까요?
 
주원:...물론입니다. 믿고 다녀오십시오.
 
둘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간 끌기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것은 헬기에 탑승한 모두가 알고 있지만,
 
구태여 지적하지 않습니다.
 
지키고자 하는 마음만은 진짜니까요.
 
그 마음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행동은 전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주원과 한서가 사다리를 붙잡으면 헬기는 높게 치솟습니다.
 
하늘 위에서 잿빛 도시를 내려다보면,
 
어두컴컴한 도시의 곳곳에는 연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메아리칩니다.
 
그야말로 인류 멸망에 걸맞는 풍경입니다.
 
주원: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KP:이성치 2 감소합니다.
 
헬기가 옥상 부근까지 접근하면,
 
한서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한서:... 갈까.
 
주원:...응, 준비 됐어.
 
말이 떨어지면,
 
장애물 하나 없는 하늘 위로 두 사람이 뛰어내립니다.
 
헬기는 점점 멀어지고,
 
가속도가 붙은 몸뚱이가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면……
 
주원과 한서는 맨몸으로 전장에 뛰어듭니다.
 
때는 자정,
 
장소는 옥상,
 
하늘 가득히 차지한 무지성의 신은
 
안전 지대를 집어삼키기 위해 악몽 같은 몸체를 부풀립니다.
 
주원과 한서는 1년 전 그 날처럼 전투 태세를 갖춥니다.
 
그때와 다른 것은,
 
최강의 적이었던 서로가 등을 지켜준다는 점일까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공포조차 힘으로 바꾸지 않으면 승리의 길은 없습니다.
 
반드시 찾아올 아침을 소망하며,
 
인류를 위해 맞서 싸우세요.
 
주원:(총의 장전 소리를 신호탄 삼아, 시선은 하늘을 항한다. 하지만 내뱉는 말은 오직,) ... 너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한서:나도 그래, 네가 있어서 싸울 수 있어. (주먹 꾹 쥐며 하늘 올려다봤다.)
... 가자, 이번에도.
 
KP:무지성의 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합니다.
전투는 주원 - 한서 - 아자토스의 찌꺼기 순으로 진행합니다.
전투의 경우 일반적인 CoC 전투 룰을 사용합니다.
대신 한서는 모든 공격을 대신 맞으며, 이번만큼은 죽어도 즉시 부활합니다.
 
자,
 
주원:—물론이지!
 
한서:물론, 나도.
 
전투를 시작합니다.
 
ROUND 1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난생 처음 보는 적을 상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탐색전만 해도 선방이야. 작게 심호흡한 후 총구로 하늘 집어삼킨 존재의 중심부 겨눈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6
 
탕,
 
소리와 함께 탄환이 검은 물결에 가 닿습니다.
 
적은 아주 깊고,
 
또 거대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84
 
한서:이런 건... 처음이네. (그리 말하며 방아쇠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8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0
 
탄환은 이번에도 어둠을 향해 날아갑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64
 
KP:2회 공격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9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6
 
쿵, 소리와 함께.
 
세상이 뒤흔들립니다.
 
한서는 주원 앞에서 버팁니다.
 
쿵,
 
소리와 함께 검은 물결이 그에게 내리꽂힙니다.
 
한서는 빠르게 죽었다가 소생합니다.
 
다리가 덜덜 떨리는 것 같지만, 일단 버텨냅니다.
 
ROUND 2
 
KP:무엇을 하나요?
 
주원:(눈 꾸욱 감았다 뜬다. 누군간 이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 무의미하다 느껴질지라도, 나는 해야만 해. —다시 한 번, 아자토스의 찌꺼기 향해 총알 발사한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0
 
탄환은 검은 물결에 가 닿습니다.
 
물결이 울렁거립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54
 
한서: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4
 
후들거리는 팔을 붙잡고 방아쇠를 당기면,
 
검은 어둠이 탄환을 삼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40
 
KP:1회 공격합니다.
 
검은 물결이 울부짖듯 파동합니다.
 
22의 체력을 회복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어둠이 한서를 향해 내리꽂힙니다.
 
KP:한서, 체력 7 감소.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62
 
ROUND 3
 
KP:무엇을 하나요?
 
주원:(—이 탄환이 저 어둠을 가르긴 턱없이 모자르겠지만. 약속한 듯 발포한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9
 
탄환은 어둠을 향해 날아가는 듯 하더니,
 
방향을 틀어 다시 주원에게로 떨어집니다.
 
... 총이 고장나기라도 한 건가요?
 
주원, 탄환에 스칩니다.
 
KP:주원, 체력 1 감소합니다.
 
한서:... 그건 내가 못 막아 주는데, 괜찮아? (여전히 떨리는 손 붙잡아 하늘 향해 사격합니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피해: 16
 
주원이 다친 것에 놀라기라도 했는지,
 
한서의 탄환도 허공을 가릅니다.
 
KP:2회 공격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1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고개를 들어올리는 한서의 위로
 
검은 어둠이 꽂힙니다.
 
아직 쓰러질 수는,
 
없어요.
 
타깃을 찾다 주원에게 향하려는 공격을,
 
한서가 소생하자마자 몸으로 받아냅니다.
 
KP:소생 3회차, 한서 체력 6 감소.
 
ROUND 4
 
KP:무엇을 하나요?
 
주원:(심리적 압박일까, 신체적 손실일까⋯⋯시선만은 어둠에 꽂힌 채다. 총기가 작동하는 기계음. 이내 하늘 향한 총구의 끝에서 단발의 총성 울린다.)
 
KP:확인,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4
 
주원은 심기일전하여 어둠을 향해 사격합니다.
 
어둠이 울부짖는 것 같은 굉음이 귀를 울립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48
 
한서:(귀가 찢어질 것 같은 굉음에 미간 찌푸리고는, 정신 집중하여 방아쇠 당겼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14
 
여러 번의 소생은 힘겨운 일이었을지도 몰라요.
 
탄환은 어둠이 아닌 허공을 가르고,
 
저 어딘가로 날아갑니다.
 
KP:5회 공격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9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9
 
검은 물결이 내리꽂힙니다.
 
한서는 오로지 의지만으로 소생 주기를 컨트롤하며,
 
최대한 주원의 앞을 막아섭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9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8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소생한 한서에게 다시금 어둠이 내리꽂힙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9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너덜너덜하지만, 어떻게든 버텨냅니다.
 
절망스러운 격차입니다.
 
역시 신을 이기기란 불가능한 것이었을까요.
 
ROUND 5
 
KP:무엇을 하나요?
 
주원:(—앞을 보고 가야만 한다. 망설임과 후회는 사치. 장전한 즉시 깊은 어둠, 재앙 향해 발사한다⋯⋯⋯)
 
KP:확인, 롤
롤!
 
주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피해: 16
 
어둠이 눈 앞을 감쌉니다.
 
발사한 탄환은 허공으로 이끌리듯 날아갑니다.
 
한서: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90/45/18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2
 
한서가 쏜 탄환이 물결의 끝을 맞혀냅니다.
 
어둠은 총알을 삼키고,
 
다시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내며 울부짖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36
 
KP:4회 공격합니다.
공격 횟수를 1회 소모하여 16의 체력을 회복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52
 
물결이 다시 일렁입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1
 
한서를 향한 공격은 직격합니다.
 
어둠에 휩싸이듯 짓눌린 한서는 다시 소생하려 하나,
 
크리쳐에게도 한계는 있는 법이죠.
 
이번에는 소생이 느립니다.
 
KP:공격 횟수를 1회 소모하여 17의 체력을 회복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신벌
기준치: 100/50/20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13
 
공격은 둘을 향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잔여 체력 69
 
...
 
압도적인 패배,
 
그리고 끝을 예감합니다.
 
당신의 예리한 감은
 
어떻게 해도 이 상황의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무뎌져만 갑니다.
 
쓰러진 한서의 위로
 
다시 한번 공격이 내리쳐옵니다.
 
너덜너덜한 몸에 저 공격을 맞으면,
 
아무리 알파형 크리쳐라도 수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 역시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미 부러진 다리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고,
 
라이플의 탄환은 전부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끝인가요.
 
주마등이 스쳐 지나갈지도 모르겠네요.
 
EVENT. 혼자가 아니야!
 
패배를 직감한 순간,
 
한서를 내리치던 끈적한 검은 촉수가
 
굉음과 함께 궤도를 틉니다.
 
요란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잿빛 하늘 위로 수십 대의 전투기가 떠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의 문이 열리더니,
 
에보니가 고개를 내밉니다.
 
주원: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그 뒤로 나타샤가 소장의 머리에 총을 대고 협박하는 광경...?이 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소장은 벌벌 떨다가,
 
눈을 꾹 감고 외칩니다.
 
소장:전원, 표적에 사격 개시!
 
안전지대의 총 전력,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맞서 싸웁니다.
 
벼락이 내리치고 땅이 쪼개지는 듯한 폭발음,
 
그리고 어마어마한 화력에 거대한 괴물도 움직이지 못하고 멈칫합니다.
 
행동을 멈춘 틈을 타 몇몇 대원들이 전투기에서 뛰어내리며 계속해서 사격합니다.
 
찢어질 듯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주원은 깨닫습니다.
 
당신은 홀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와 동시에 깨닫습니다.
 
...
 
주원:(⋯지키기 위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그가 살아갈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이어가고 싶어서.)
 
당신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목걸이 끝에 매달린 수정이 뜨거워집니다.
 
주변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주원:(끝까지. 내 모든 시간이 다할 때까지.)
 
목소리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주원:(⋯지켜내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해. 그러니 부디⋯)
 
주원이 대답하자,
 
수정이 한층 더 달아오릅니다.
 
주원:(그렇다 하더라도.)
 
대답을 듣자마자,
 
수정은 불에 타는 듯한 열을 내뿜습니다.
 
닿은 살갗은 녹아내립니다.
 
주원:(⋯⋯⋯그 사람의 삶을 기원하는 것이 내겐 가장 큰 기꺼움이니까.)
 
당신의 주변으로 증기와 함께 세찬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열기는 당신의 온몸에 전이됩니다.
 
주원:(—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한 힘을.)
 
대답한 순간,
 
수정은
 
철컥, 소리와 함께 네 조각으로 나뉘며
 
작은 바늘을 드러냅니다.
 
당신이 이걸 받아들인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이성도,
 
모든 기억도 전부 휘발된 채
 
크리쳐로 변해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싸우겠다면,
 
포기하지 않고 싸울 만큼 당신에게 지킬 것이 있다면.
 
수정이 당신에게 말합니다.
 
아니,
 
당신 내부에 남은 크리쳐 세포가 속삭였을지도 모르죠.
 
온 세상이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주원:(참았던 숨 내쉬는 모습이 꼭 웃음 소리와 닮아 있다.) 여기까지 와서 내뺄 리가 없잖아.
(이내, 바늘 자신의 왼팔 부근에 꽂아넣는다.)
 
크리그어 2
 
바늘이 몸에 주입된 순간 피가 뜨겁게 끓어오릅니다.
 
단순명료한 이야기,
 
이것으로 당신은 다시 알파형 크리쳐가 됩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힘이 찾아옵니다.
 
수십, 수백 번을 죽어도 죽지 않는,
 
그 모든 생명력이 단 한 순간에 집약된,
 
셀 수 없이 목숨을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끔찍한 힘이,
 
지금의 당신에게 주어집니다.
 
광기가 치솟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강한 의지가 치솟습니다.
 
고출력의 힘을 채 감당하지 못한 당신의 몸이,
 
그릇이 부서져 갑니다.
 
남은 시간은 얼마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다잡으세요.
 
자신을 놓지 마세요.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영웅이 될 시간입니다.
 
KP:SYSTEM도핑 Alpha 공개.
현재 주원의 이성치는 62.
310의 기능치를 재분배합니다.
그 수는 100을 초과할 수 있습니다.
 
또다시 찾아온 데우스 엑스 마키나,
 
혈관을 타고 흘러온 기계 장치의 신이 당신을 장악합니다.
 
바늘이 꽂힌 자리 주변으로,
 
수백 개의 새파란 인터페이스 창이 발생합니다.
 
근력, 정신력…?
 
인터페이스 위에 적힌 단 하나의 문장만이 당신을 독촉합니다.
 
눈앞에는 쓰러뜨려야 할 거대한 어둠이,
 
등 뒤에는 지켜야 할 인류가 있습니다.
 
주원,
 
당신은 무엇을 하나요?
 
주원:⋯⋯(홀린 듯 자리 박차고 어둠 향해 내달린다. 해야 할 것은 단 하나, 어둠을 쓰러뜨리는 것. —동시에 어둠 향해 일격 가한다.)
 
KP:확인, 자유로운 판정이 가능합니다.
당신은 단 한 번,
피해 대미지로 근력만큼의 주사위를 둘 수 있습니다.
이것을 사용하는 즉시 전투는 강제 종료됩니다.
현재 잔여 근력 350,
근접 격투 대미지 350D3입니다.
 
주원:⋯⋯영웅이니 뭐니 하는 거창한 것들에는 관심 없었다만. 그저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그리 불린다면,
—기꺼이!
(공격과 동시, 직감한다. 자신의 몸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 재앙 끌어낼 수 있으리라. 줄곧 바라왔던 것을 이뤄낼 수 있다는 생각만이 몸을 지배한다. 조금은 입꼬리 올렸을까. ⋯역시, 후회는 없다고!)
704
 
처음부터 영웅이 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습니다.
 
그냥,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고 싶었을 뿐.
 
그러한 주원의 염원은 결국 하늘에 닿아,
 
신을 끌어내릴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마지막 타격의 충격으로 AOC 본부가 붕괴합니다.
 
신의 절명과 함께,
 
하늘을 차지하던 악몽은 산산조각 납니다.
 
충격의 여파로 주원의 몸 역시 튕겨 나가,
 
아래로 추락합니다.
 
완전히 힘이 빠져버린 몸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떨어지는 당신의 손목을 잡습니다.
 
한서입니다.
 
덜덜 떨리는 팔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게 분명한데도,
 
놓지 않습니다.
 
그 표정은 절박합니다.
 
당신은 한서가 이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깨닫습니다.
 
잿빛 도시에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
 
이것으로 원점입니다.
 
회색 도시,
 
눈보라,
 
겨울,
 
크리쳐인 나와 인간인 너.
 
죽어가는 나.
 
살아갈 당신.
 
주원의 몸은 발끝부터 잘게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있지만,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오로지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합니다.
 
한서가 무언가 말하지만,
 
잘 와닿지 않습니다.
 
이것이 끝임을 직감합니다.
 
눈이 내립니다.
 
살아남은 안전도시의 눈입니다.
 
이 세계는 영원히 겨울일 것만 같습니다.
 
당신이 보지 못하는 봄은 언젠가 찾아오겠지요.
 
마침내 되는 것은 타고 남은 재일까요,
 
세상에 내려앉는 눈일까요.
 
자,
 
작별 인사를 읊을 시간입니다.
 
주원:⋯미안, 나를 잊고 살아가달라는 멋진 말은 못 할 것 같아.
그래도,
살아남은 세계에서 발길 이어나가줬으면 해.
정말, 아주 가끔씩만 추억하며.
 
한서:... 그게 지금 무슨 말이야, 주원아.
... 아니지?
아니라고 해 줘, 제발...
나 너 없으면 안 되는 거 알잖아.
가지 마, 제발...
 
주원:(얼굴에 떠올린 미소로 대답 대신한다. 빈말로 두 번 상처줄 생각은 없으니.)
마지막까지 고마웠고.
(좋아했던 파트너, 이제는 작별이네. ⋯⋯⋯⋯팔에 마지막으로 힘 줘, 손 떼어낸다. 추락은 나 하나로도 족하지?)
 
한서:... 주원아!
 
한서가 당신을 놓은 게 먼저였을까요,
 
당신의 손끝까지 전부 흩어져버린 것이 먼저였을까요.
 
주원은 이제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음에도,
 
재가 휘날리는 눈밭을 맨손으로 할퀴듯 긁으며
 
당신을 찾는 한서의 모습을 봅니다.
 
.
 
멀지 않은 미래,
 
안전지대는 영웅의 이름을 칭송하며 역사에 기록합니다.
 
ED 3.
 
주원 로스트, 한서 생환.
 
.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주원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간신히 제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요란한 색의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당신은 눈밭이 아닌 번화가 한복판에 누워 있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구토감이 밀려옵니다.
 
시민:괜찮으세요?
 
누군가가 말을 걸지만,
 
그 얼굴은
 
두 겹,
 
세 겹으로 겹쳐집니다.
 
하늘을 나는 승용차가 빠르게 그 옆을 스쳐 지나가고,
 
드론이 거리 한복판에 신문을 배부합니다.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전광판에는
 
한서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잠깐,
 
애초에 여긴 어디죠?
 
이 초등학교 과학 상상화에 나올 법한,
 
과하게 발전된 SF 도시는 도대체 뭔가요?
 
주원이 당황하거나 말거나,
 
전광판 속 한서는 낯선 모습입니다.
 
그는 왼쪽 눈에 안대를 차고,
 
달라붙는 검은 코트를 입은 채 느슨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한서:크리쳐 사태 종식 이후 100년의 시간이 흐른 오늘,
마침내 선포합니다.
안심하십시오, 시민 여러분. 세계는 영원히 안전할 것입니다.
 
주원 생환? 한서 생환?